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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후폭풍] 보험사 배당 올해도 쉽지 않다… 해약환급금 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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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후폭풍] 보험사 배당 올해도 쉽지 않다… 해약환급금 부담 ‘눈덩이’

배당성향 5%P 하락·준비금 50조 전망…배당 가능 보험사 5곳 이하
IFRS17 이후 준비금 급증…이익잉여금 최대 90% 묶인 보험사도
제도 변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배당여력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도 변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배당여력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대규모 이익을 내고도 실제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제한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적립해야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빠르게 늘면서 이익 상당 부분이 준비금으로 묶이고 있어서다. 해당 준비금은 회계상 이익잉여금 항목으로 분류되지만 배당 등 사외 유출이 제한된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계약자 보호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보험사 배당을 제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보험업계와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분석 등에 따르면 IFRS17 도입 이후 주요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0~2024년 생명·손해보험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각각 31.4%, 30.3%로 나타났다. 이는 2018~2022년 평균(생보 36.5%, 손보 35.6%)과 비교하면 5%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된 이후 보험사 배당성향이 뚜렷하게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사 대부분이 흑자를 달성하고 있음에도 배당 여력이 축소된 배경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사전에 적립하도록 한 제도다. IFRS17 도입과 함께 지난 2023년부터 보험사에 적용됐다. 기존 회계기준(IFRS4) 기준 보험부채보다 IFRS17 기준 보험부채가 작을 경우 그 차액을 준비금 형태로 적립하도록 설계됐다. 해당 금액은 이익잉여금 항목으로 분류되지만 배당 등 사외 유출이 제한되는 구조다.

보험업계 전체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준비금 규모는 약 44조1000억 원으로 2024년 말 38조300억 원 대비 약 6조 원 증가했다. 연말 기준으로는 50조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 이익잉여금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화재가 약 28%, DB손해보험은 41%, 현대해상은 49%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화손해보험은 81%, 한화생명은 92%에 달해 일부 보험사는 이익잉여금 대부분이 준비금 형태로 묶여 있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약 6%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제도 변화 이후 배당을 고심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를 제외하면 상당수 상장 보험사가 회계제도 전환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 계열 보험사 가운데서도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전년까지 신한라이프는 5283억 원, KB손해보험은 5500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배당 재원이 줄어든 영향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도 배당이 가능한 보험사가 5개사 이하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K-ICS가 일정 수준 이상인 보험사에 대해 준비금 적립률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당초 K-ICS 비율 190% 이상 보험사는 준비금의 80%만 적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후 기준을 170% 수준으로 낮췄다. 금융당국은 향후 해당 기준을 단계적으로 130% 수준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수준의 완화만으로는 준비금 증가 속도를 충분히 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보험 계약이 늘어날수록 중도 해지 가능 계약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여서 보험사들이 적립해야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 역시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회계기준 전환 과정에서 도입된 과도기적 장치 성격이 강하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신계약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