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MWC 2026서 확인된 ‘차이나 로봇’의 질주… 실전 데이터가 핵심 자산
유니트리·에이지봇, 단순 관람용 넘어 산업 현장 즉시 투입 가능한 양산 모델 공개
서구권의 기술 장벽을 ‘규모의 경제’와 ‘실제 구동 경험’으로 정면 돌파하는 전략
유니트리·에이지봇, 단순 관람용 넘어 산업 현장 즉시 투입 가능한 양산 모델 공개
서구권의 기술 장벽을 ‘규모의 경제’와 ‘실제 구동 경험’으로 정면 돌파하는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경제 매체 카이신(Caixin)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에이지봇(Agibot), 매직랩(Magiclab) 등 중국의 주요 로봇 기업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에 참여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및 4족 보행 로봇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전했다.
가격 경쟁력 넘어선 ‘데이터 갈증’… 유럽을 거대한 실험실로 정조준
이번 MWC 2026에서 중국 로봇 군단이 보여준 행보는 과거의 ‘저가 공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각) 바르셀로나 전시 현장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에이지봇의 휴머노이드 댄스나 유니트리의 고난도 보행 기술은 단순한 구동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행을 서두르는 핵심 배경으로 ‘육화된 AI’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실전 데이터 확보를 꼽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려면, 실험실이 아닌 실제 서구권의 공장, 물류센터, 가정 내에서의 상호작용 데이터가 필수다.
중국 내 데이터만으로는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유럽의 다양한 주거 양식과 지형 정보를 자사 알고리즘에 이식하려는 ‘데이터 굴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지 밀착형 협력 모델 확산과 EU의 ‘데이터 주권’ 방어막 구축
이러한 데이터 확보 전략은 현지 기업과의 고도화된 협력 모델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자 유럽연합(EU) 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AI법(AI Act)'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집하는 생체 정보와 환경 데이터의 역외 유출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 시작했다.
또한 '해외보조금규정(FSR)'을 엄격히 적용해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차단하며 기술 안보를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유럽 당국이 로봇을 '움직이는 데이터 단말기'로 정의하면서 규제의 패러다임이 안보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국 제재 피해 유럽 우회로 확보… 글로벌 로봇 생태계 재편 가속화
중국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집중은 미국의 강력한 기술 규제를 피하면서도 서구 시장 내 조기 입지를 다지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
유니트리와 에이지봇 등은 현지 유통망을 촘촘히 구축해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럽 내 주요 연구기관 및 제조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기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테슬라(Tesla)의 ‘옵티머스’나 미국의 ‘피규어 AI(Figure AI)’가 주도하던 휴머노이드 시장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 특유의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제조 단가를 급격히 낮추고, 유럽 현지에서 확보한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할 경우 기술적 임계점을 더 빨리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족 보행 로봇 분야에서 축적한 유니트리의 양산 노하우가 휴머노이드로 전이되면서, 양산화 단계에서 서구권 기업들을 추월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국내 로봇 학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현상에 대해 “중국 스타트업들은 이미 하드웨어 완성도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제는 소프트웨어의 뇌를 채울 데이터를 찾아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단계”라며 “유럽 시장에서의 성패가 향후 10년 글로벌 로봇 산업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로봇 산업은 이제 실험실을 벗어나 유럽의 거리와 공장으로 퍼져 나가며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MWC 2026에서 보여준 이들의 공격적인 행보는 글로벌 로봇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