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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2조 원 투입 ‘EUV 승부수’… 삼성·마이크론 따돌릴 ‘HBM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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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2조 원 투입 ‘EUV 승부수’… 삼성·마이크론 따돌릴 ‘HBM 필살기’

2027년까지 ASML 차세대 노광장비 대거 확보… 엔비디아 공급망 ‘부동의 1위’ 굳히기
삼성전자 투자에 맞불 속 ‘장비 선점’ 승부수… AI 메모리 주도권 전쟁 가열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지위를 지키기 위해 네덜란드 ASML과 12조 원 규모의 차세대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지위를 지키기 위해 네덜란드 ASML과 12조 원 규모의 차세대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지위를 지키기 위해 네덜란드 ASML과 12조 원 규모의 차세대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69억1300만 유로(약 12조 원)를 투입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차례대로 매입하기로 공시했다.

이번 결정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압도하는 우위를 유지하고, 차세대 미세 공정 양산 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SK하이닉스, EUV 선점 '초격차 굳히기' vs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 '판 뒤집기'.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EUV 선점 '초격차 굳히기' vs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 '판 뒤집기'.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반도체의 눈’ EUV 12조 원어치 싹쓸이…6세대 HBM4 공정 정조준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를 그려 넣는 ‘반도체 제조의 핵심’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 수준인 7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을 구현하려면 이 장비가 꼭 필요하다.

이번 투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 5세대 HBM3E를 넘어 내년부터 제대로 된 양산 경쟁이 시작될 6세대 제품 ‘HBM4’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하나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칩의 양이 늘어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AI 서버의 핵심인 전력 효율성도 크게 개선된다.

삼성·마이크론의 거센 추격…‘전략적 알박기’로 진입장벽 구축


SK하이닉스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시점에 단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고, 미국 마이크론 역시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EUV 장비는 연간 생산량이 한정돼 있어 돈이 있어도 즉시 구하기 힘든 귀한 몸”이라면서 “SK하이닉스가 2027년까지의 물량을 미리 확정한 것은 경쟁사들이 장비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전략적 알박기’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2조 원의 도박인가, 확신인가…수익성 관리가 관건


이번 투자는 SK하이닉스에 기회인 동시에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12조 원은 이 회사의 연간 설비투자(CAPEX) 비중에서 압도하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확신에 찬 투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변동성 속에서 재무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앞으로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독보적이지만 삼성전자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공정 격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새로 도입할 EUV 장비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게 안정적인 수율(합격품 비율)을 확보하느냐가 이번 12조 원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