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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50년, 일본 품질혁신에서 시작됐다…잡스 집착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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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50년, 일본 품질혁신에서 시작됐다…잡스 집착의 뿌리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사진=로이터

애플은 1일(현지시각)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애플이 세계 최대 테크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디자인과 제품 혁신뿐 아니라 전후 일본에서 형성된 품질관리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면서도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핵심은 일본식 제조 철학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실리콘밸리가 아닌 전후 일본 산업 재건 과정에서 형성된 관리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 전후 일본서 시작된 ‘품질 경영’의 기원


FT에 따르면 이 같은 철학의 출발점은 1945년 미군 점령기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정은 붕괴된 일본 통신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엔지니어 호머 사라손을 파견했고, 그는 기업 운영의 본질과 품질 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교육을 실시했다.
사라손은 기업의 목적과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산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윌리엄 에드워즈 데밍과 조지프 주란 등 품질관리 이론가들이 일본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이 철학은 일본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품질은 특정 부서의 역할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고, 이는 일본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 됐다.

◇ 일본의 도약과 미국의 뒤처짐


일본은 품질을 조직 전체의 핵심 가치로 삼아 이를 체계화했고, 1970년대 이후 자동차와 전자 산업에서 미국 기업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토요타의 생산방식과 소니의 혁신 제품들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면 미국은 전후 생산 확대와 수익성에 집중하면서 품질을 상대적으로 경시했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산업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품질 중심 생산 방식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 잡스, 품질 철학 흡수해 애플 제조 혁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1990년대 넥스트를 이끌던 시절 일본식 품질관리 개념을 접하며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재 중심 접근을 고수했지만, 이후 조직 전체에 적용되는 프로세스 기반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잡스는 이후 픽사와 애플을 운영하면서 이 철학을 점진적으로 도입했고, 특히 애플 복귀 이후에는 모토로라 출신 인력과 함께 품질 중심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애플은 자체 생산 대신 한국과 대만, 중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고, 일본식 품질관리와 대규모 생산 역량을 결합해 독자적인 제조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조립이 아닌 수십 년에 걸친 기술과 관리 지식이 축적된 결과로 평가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