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MOL, 중고 선박 개조해 2027년 가동… ‘유동형 AI 인프라’ 본격화
육상 부지 한계·냉각 비용 폭증 돌파…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
육상 부지 한계·냉각 비용 폭증 돌파…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
이미지 확대보기프랑스 IT 전문지 ‘주르날 뒤 긱(Journal du Geek)’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일본의 기술 기업 히타치(Hitachi)와 해운사 미쓰이OSK라인(MOL)이 이러한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상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중고 선박을 재활용해 도심의 지리적 제약을 바다 위에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땅 부족이 낳은 ‘모바일 서버실’… 왜 바다인가
도심 속 데이터센터는 토지 가격 상승과 전력 수급 문제로 더 이상 확장이 어렵다. 히타치와 계열사인 히타치 시스템즈, 그리고 해운업체 MOL은 육지가 아닌 바다를 차세대 기지로 선택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자동차 운반선이다. 내부에 대규모 서버 랙(Rack)을 설치할 수 있는 5만 4000㎡의 광활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토목 공사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중고 선박을 개조하는 방식은 약 1년이면 구축이 가능하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가지 제약을 동시에 해결하는 ‘모바일 서버실’인 셈이다.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기업들에게 건설 기간 단축은 곧 시장 선점 경쟁력과 직결된다.
‘해수 직접 냉각’으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상당 부분은 서버의 열기를 식히는 냉각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기존 방식은 막대한 양의 전력과 식수를 소비하지만, 해상 데이터센터는 주변의 바닷물을 직접 냉각수로 활용한다. 이는 담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에너지 소비 효율(PUE)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 서버는 높은 발열량을 동반한다. 냉각 효율이 극대화된 해상 환경은 기술적으로도 큰 이점을 제공한다.
염분 부식과 네트워크 보안… 넘어야 할 기술적 산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 위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가장 큰 적은 염분이다. 공기 중의 염분과 높은 습도는 정밀한 서버 장비의 부식을 가속화한다. 히타치와 MOL은 기존 선박의 공조 시스템과 에너지 관리 장치를 고도화해 가혹한 해상 환경에서도 서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Latency)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리고 해상 네트워크 보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상용화의 최종 관건이다.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은 고객사(빅테크 기업 등)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육상의 한계를 바다에서 돌파…3대 검증 지표는
첫째는 냉각 효율 기술이다. 해수를 활용한 냉각 시스템이 고온·고습 해양 환경에서 서버 수명 단축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상용화의 첫 번째 관문이다.
둘째는 물류 비용 구조다. 중고 선박 개조비와 해상 유지보수 비용이 도심 토지 매입비를 실질적으로 밑돌 때 비로소 사업 타당성이 성립한다.
셋째는 통신 인프라 품질이다. 해상 데이터센터와 도심을 잇는 고속 네트워크가 상용 서비스 수준의 지연·안정성을 충족하는지가 최종 과제다.
일본의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바다 위 데이터센터’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AI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를 해양 자원으로 돌파하려는 이들의 도전은 2027년, 새로운 디지털 산업의 표준을 제시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