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제자유구역청, 4대 핵심전략산업 개편 추진… 데이터·인재·규제 3대 축이 성패 가른다
이미지 확대보기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6일 핵심전략산업 변경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개편 방향을 공식화했다. 단순한 업종 추가가 아닌, 산업 전반을 AI 기반으로 재편하는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이 핵심이다.
이번 개편은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탄소중립 압박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기존 제조업 중심 구조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위기 인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제조 강점은 그대로”… AI로 ‘두뇌’ 붙인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전략의 본질은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화’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라는 물리적 생산 기반 위에 AI라는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접근이다.
이미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치가 확정된 상황에서 울산은 산업 데이터 축적과 활용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생산 공정, 설비 운영, 물류 흐름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AI 학습과 실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지역 한 산업정책 전문가는 “울산은 이미 ‘데이터 공장’을 갖고 있는 도시”라며 “AI 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만큼, 출발선 자체가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4대 전략산업 개편… ‘AI 응용’이 게임체인저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3대 핵심전략산업 체계를 4대 구조로 재편하는 데 있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모빌리티(22개) △첨단화학신소재(13개) △청정에너지(14개) △AI 응용 산업(11개) 체계로 개편이 추진된다.
첨단화학신소재는 기존 석유화학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및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청정에너지는 수소 산업을 축으로 탄소중립 기술 확보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
특히 새롭게 신설되는 AI 응용 산업은 소프트웨어, 데이터 처리, 시스템 통합, AI 하드웨어, 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하는 융합 산업군으로, 기존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데이터는 충분… “결국 사람 문제”
현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구조적 과제도 제기된다. 핵심은 인재 확보다.
울산은 산업 데이터와 실증 환경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고급 AI 인력은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여전히 뚜렷하다.
한 대학 연구자는 “AI 산업은 결국 사람 중심의 산업”이라며 “데이터가 충분해도 이를 설계하고 운영할 인력이 부족하면 산업 확산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울산은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중심으로 한 AI 교육과 재직자 대상 석사과정 운영은 실무형 인재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AI·에너지항만지구’가 분수령
이번 산업 재편의 성패는 ‘AI·에너지항만지구’ 지정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지구는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이 추진 중인 핵심 사업으로, 민간 수요 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정이 확정될 경우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산업 집적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
특히 항만·에너지·데이터 인프라가 결합된 구조는 울산을 ‘산업형 AI 도시’로 전환하는 핵심 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정주여건이 ‘마지막 퍼즐’
전문가들은 산업 전략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할 제도 환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경제자유구역의 강점인 규제 특례가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 실증 특례,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고급 인재 유입을 위해서는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경제 전문가는 “기업과 인재가 동시에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AI 전략은 제한적 성과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굴뚝에서 알고리즘으로”… 울산의 전환 시험대
울산의 이번 산업 개편은 단순한 정책 조정을 넘어 도시 정체성 전환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전통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형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5월 중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핵심전략산업 변경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심의와 고시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번 개편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 속도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