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SK 쏠린 코스피 8000, 거품 가릴 '3가지 숫자'

글로벌이코노믹

삼성·SK 쏠린 코스피 8000, 거품 가릴 '3가지 숫자'

글로벌 월가 "실체 없는 닷컴 버블과 달라… 압도적 이익 증명된 근거 있는 붐"
환율 1500원 돌파는 차익실현 성격 우세… 하반기 코스피 최고 11000선 상향 전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거인의 시가총액 합계가 시장의 50%를 장악하자 과열 우려가 고조된다. 그러나 글로벌 월가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위험 신호로 보지 않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거인의 시가총액 합계가 시장의 50%를 장악하자 과열 우려가 고조된다. 그러나 글로벌 월가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위험 신호로 보지 않는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역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장중 시장 전반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주가는 단숨에 30만 원 선을 넘어섰다. 메모리 경쟁력을 증명한 SK하이닉스도 200만 원 고지를 동시에 밟았다.

두 거인의 시가총액 합계가 시장의 50%를 장악하자 과열 우려가 고조된다. 그러나 글로벌 월가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위험 신호로 보지 않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7(현지시각) 보도에서 한국 증시를 이익에 기반한 붐으로 진단했다. 과거 실체가 없던 이천년대 닷컴 버블과는 확연히 다른 국면이라는 평가다.

[데이터 박스] 글로벌 IB의 한국 코스피 및 주요 지표 진단.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 박스] 글로벌 IB의 한국 코스피 및 주요 지표 진단. 도표=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IB의 분석, 반도체 집중은 '역대급 실적'의 결과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 시장의 반도체 집중을 수퍼사이클의 당연한 결과로 분석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당초 전망했던 이익 성장률인 130%를 전면 수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기저효과와 반도체 중심 기업들의 실적 호전을 감안해 새롭게 제시한 올해 코스피 이익 성장률 목표치는 300%에 달한다. 이는 금융위기 극복 직후를 제외하면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이익 팽창이다. 두 거인에게 이익이 집중된 결과이지만 동시에 동일 요인으로 변동성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양면성은 경계가 필요하다.

골드만삭스 전략가 티모시 모는 한국을 가장 확신이 높은 시장으로 꼽으며 코스피 목표주가를 9000선으로 상향했다. 노무라증권 역시 연내 최고 11000선까지 도달 가능하다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다.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약 7.8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는 과거 강세장 정점의 평균치인 10배를 밑돈다. 다만 이익 급증 구간에서는 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반도체 사이클의 구조적 특성도 감안해야 착시를 피할 수 있다.

환율 1500원과 외인 매도세, 이탈 아닌 차익 실현 무게

외국인의 최근 매도세와 환율 급등은 구조 결함이 아닌 일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이탈 공포도 확산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폭등한 만큼 헤지펀드의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시장의 상승률만 연초 대비 80%를 웃도는 독주를 펼쳐왔다. 미국 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이 20배를 웃도는 상황과 대조된다. 성장률과 금리 환경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밸류에이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나머지 기업들의 올해 이익 성장률도 48%에 달한다. 조선과 방산 등 핵심 분야가 완만하게 수출을 늘리며 단단한 하방을 형성했다. 반도체가 독주하는 동안 주변 분야가 버텨주는 구조는 강세장의 수명을 연장하는 동력이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확대 정책도 완충 요인이다.

하반기 경계해야 할 3대 거시 금융 리스크


시장을 주도하는 외인들도 하반기에 닥칠 유동성 변동성에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가장 큰 변수는 가을부터 예고된 글로벌 초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잠재적 대기 상장 물량이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등 세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 합계는 3조 달러에 육박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4500조 원이 넘는 대규모 물량이다.

과거 글로벌 연간 최대 상장 총액인 15000억 달러(2254조 원)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로 시장 유동성을 일시 흡수할 여지가 크다. 중동의 지정학 분쟁과 유가 불안 탓에 미국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할 우려도 존재한다. 국채 발행 남발로 시장 금리가 튀어 오르는 채권 자경단의 출현도 핵심 변수다.

외인의 시각을 읽은 국내 투자자들은 단순 공포에서 벗어나 지표 중심 전략을 짜야 한다. 하반기 한국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려면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추적하며 움직여야 한다.

첫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다. 이는 반도체 전방 수요의 지속성 여부를 파악하는 직접적인 척도가 된다.

둘째, HBM 단가와 반도체 공장 가동률 추이다. 국내 반도체 거인들의 실질 마진율과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셋째, 미국 국채 금리의 변동성 추이다. 채권 시장 투매가 발생하면 증시 전반의 유동성이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쏠림이 실적이라는 명확한 숫자로 증명되는 만큼 과도한 공포 심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다만 하반기 상장 물량 부담과 미국 국채 금리 추이가 변수인 만큼, 무조건적인 상승 추종보다는 지표 확인을 전제로 한 분할 접근 대응 전략이 유효한 국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