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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트럼프 'H-1B 비자 10만달러 수수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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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트럼프 'H-1B 비자 10만달러 수수료' 제동

연방판사 "의회 승인 없는 사실상 세금"…캘리포니아 등 20개 주 소송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H-1B 전문직 취업비자 신청 수수료 ‘10만달러’ 정책에 미국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리오 T. 소로킨 판사는 이날 내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H-1B 비자 신청 수수료 10만달러(약 1억5340만원)는 의회의 승인 없이 부과된 위법한 세금이라며 효력을 취소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외국인 전문 인력을 채용할 때 활용하는 핵심 제도인 H-1B 비자 프로그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소로킨 판사는 "이 정책은 의회가 위임하지 않은 과세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세금을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 트럼프 "미국 노동자 보호"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기존 수준에서 10만달러로 대폭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활용해 미국인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며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학사 학위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주로 IT 업계에서 활용되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인도 IT 서비스 기업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 등이 대표적인 이용 기업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수료 인상 외에도 H-1B 비자 소지자의 최저임금 기준 상향, 고소득 신청자 우선 선발 방식 도입 등 규제 강화를 추진해왔다.

◇ 20개 주 "교육·의료 인력 확보 타격"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를 비롯한 20개 주 정부가 제기했다.

주 정부들은 수수료 인상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일 뿐 아니라 교육·의료 등 공공 부문의 인력 확보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히 소로킨 판사는 최근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판례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명시적 법률 근거 없이 세금이나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백악관 "즉각 항소"


백악관은 즉각 반발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명확한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며 "H-1B 프로그램은 수십 년 동안 남용돼 왔고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워싱턴의 다른 연방법원은 거의 동일한 행정명령을 인정한 바 있다"며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미국 상공회의소와 간호사 채용 업체도 별도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워싱턴 연방법원은 미국 상공회의소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미국 기술기업들의 외국인 인재 확보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항소심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정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