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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추월한 BYD, 이번엔 토요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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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추월한 BYD, 이번엔 토요타 정조준

중국 내수 22% 쪼그라드는데 해외 수출 75% 급증… 공세 전환
순이익 반 토막에도 왕촨푸 "5년 내 세계 1위" 승부수
BYD 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BYD 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어디서나 환영받는 중국 자동차가 정작 중국 본토에서만 외면받고 있다. 내수 시장이 8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한 국내 판매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중적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이 같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설적 현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중국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한 약 150만 대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내수 판매 감소는 8개월 연속 이어졌다. 연초 누계 기준으로도 지난해보다 20%가량 적다.

내수 부진의 복합 원인…보조금 축소에 전쟁 여파까지


내수 시장이 쪼그라든 데는 겹악재가 맞물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고, 중고차를 전기차(EV)로 교환할 때 지급하던 보조금도 대폭 낮췄다.

이 조치가 전기차 판매에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올해 3월 이란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내연기관 차량 수요까지 끌어내렸다.

여기에 구조적 소비 침체가 더해졌다. 디플레이션과 청년 실업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고가 내구재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올해 4월 0.2%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격은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약 5억 9000만 달러(약 8965억 원)로,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견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도 경쟁사 수십 곳과 수백 개 모델이 뒤엉킨 포화 시장에서 적자를 이어갔다.

내수 공백은 수출로 메운다…BYD "5년 내 세계 1위" 선언

내수 부진을 돌파하는 출구는 수출이다. 5월 한 달 동안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로 실어 나른 차량은 78만 4000대로 1년 전보다 75% 늘었다. 별도 집계를 내놓은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의 수치도 비슷한 흐름을 가리킨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한 약 80만 9000대로,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와 PHEV 등 전동화 차량이 43만 5000대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왕촨푸(王傳福) BYD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9일 선전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5년 안에 규모 면에서 진정한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60만 대를 팔아 글로벌 6위에 올랐지만, 토요타(1132만 대)와의 격차를 5년 안에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스텔라 리(Stella Li) BYD 수석 부사장은 WSJ에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이 급선무"라며 "가격 인하보다 품질과 기술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BYD는 최근 5분 급속 충전, 장기 배터리 보증,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신의 눈(God's Eye)' 사고 비용 전액 보상 등을 앞세워 기술 기업으로의 이미지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이 쉽지만은 않다. 미국은 높은 관세와 각종 규제로 중국산 차량의 진입 자체를 막았다. 지난 9일 미국 국방부는 BYD와 니오(NIO)를 중국 군(軍)과 연계된 기업 목록에 추가해 미 국방부 사업 수주를 차단했다.

두 기업 모두 군 연계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유럽에서도 수입 급증에 대응해 무역 규제가 잇따르자, 중국 업체들은 현지 공장 설립과 합작 투자로 규제 장벽을 우회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샤오펑의 브라이언 구(Brian Gu) 부회장은 "파트너십과 현지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 같은 수출 드라이브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9% 늘어난 9613만 대로 전망하면서, 중남미·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완성차의 유럽산·미국산 브랜드 대체가 신흥 시장에서 먼저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경쟁 구도는 종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