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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이크로 대만 압수수색 파장… 글로벌 AI 공급망 '형사 규제' 국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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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이크로 대만 압수수색 파장… 글로벌 AI 공급망 '형사 규제' 국면 진입

대만 사법당국, 우회 수출 첫 강제 수사… 미국 주도 통제망 전격 수용
단기적으론 델·HPE향 메모리 반사이익… 중장기적으론 한국 HBM 대중 규제 압박 분수령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대만 사무소가 전격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본격적인 규제 리스크 국면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대만 사무소가 전격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본격적인 규제 리스크 국면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대만 사무소가 전격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본격적인 규제 리스크 국면에 진입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탑재한 서버가 중국으로 밀수출되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시장에서는 대만 당국의 첫 강제 수사를 계기로 글로벌 AI 서버 시장의 지각변동과 함께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칠 단기 수혜 및 중장기 규제 압박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 지륭지방검찰청이 지난 29(현지 시각) 슈퍼마이크로 대만 사무소를 비롯해 관련 법인 3곳과 관계자 6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대만 당국이 AI 칩 우회 수출 혐의로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사 대상에는 대만 데이터센터 운영사 치프텔레콤과 슈퍼마이크로 유통사 알바트론테크놀로지가 포함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엔비디아 AI 칩이 탑재된 서버를 일본 등을 경유해 중국으로 우회 수출하려 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통관 전 압수된 서버만 5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압박에 대만 칼 뽑았다… 우회 수출 형사처벌 법제화 검토


대만 사법당국의 전격적인 행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기술 봉쇄 압박에 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은 개별 기업의 규제 위반을 넘어, 미국이 요구해온 우회 수출까지 봉쇄하는 글로벌 통제 네트워크를 대만이 본격적으로 수용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의 최첨단 반도체를 독점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투영됐다.

그동안 대만은 중국으로의 AI 칩 수출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아, 미국의 규칙을 위반한 기업에 행정 지도나 다른 우회 법률을 통한 처벌만 적용했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능 기준을 초과하는 AI 칩의 대중 무단 수출 행위 자체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TSMC 생태계를 위시한 대만 내 서버·통신·유통사가 모두 직접적인 형사 책임 범위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슈퍼마이크로 출하 지연 가능성… 델·HPE 반사이익에 글로벌 서버 판도 변화


슈퍼마이크로는 엔비디아 기반 차세대 AI 서버 시장에서 중요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핵심 제조사다. 수사 협조와 내부 통제 강화, 대만 내 재고 및 물류 검증 과정이 길어지면서 단기적인 제품 출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 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8% 안팎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공급 차질이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주문 포트폴리오를 규제 위험이 낮고 내부 통제가 잘 정비된 델테크놀로지(Dell)와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레노버 등으로 빠르게 분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전체 글로벌 AI 서버 수요는 유지되면서 벤더 간 점유율 재편이 일어날 전망이다.

한국 메모리·부품 업계, 단기적 수급 타이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


국내 반도체 업계는 기업별로 단기 수혜와 중기 리스크가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단기 수혜는 서버용 메모리와 부품 업계에서 발생한다. 서버 제조사의 주문 재배치가 일어나면 델과 HPE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성능 D램 및 대용량 기업용 저장장치(eSSD) 수요가 한층 타이트해질 수 있다.

이미 AI용 메모리 공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최종 수요의 감소 없이 우량 제조사로 물량이 이동함에 따라 국내 메모리 공급사들은 제품 가동률 유지와 가격 프리미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버용 전원모듈이나 인쇄회로기판(PCB), 케이블 등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 부품사들도 단기적인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중장기 차기 타깃은 HBM… 대중 규제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압박


반면 중장기 정책 리스크는 한층 심화됐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의 규제 확대 시나리오다.

미국은 이미 연산 성능과 대역폭을 기준으로 대중 수출을 제한해 왔으며, 최근에 HBM을 포함한 첨단 패키징 전체를 통제 대상에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한국을 향해 HBM 등 핵심 메모리의 대중 수출 통제 동참 압박을 키우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HBM 중국향 매출 비중이 약 20% 수준으로 추정되는 등 국내 기업의 대중국 매출 노출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대중국 규제가 단순히 단기 매출 차단에 그치지 않고 기술 전개와 성장률에 구조적 상한선을 긋는 요인으로 인식될 경우,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규제 프리미엄 반영과 기업가치 하락 현상이 상시화될 수 있다.

중국 내 토착 HBM 성장이 2027년까지는 본격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규제 협력 여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AI 서버 공급망 내 규제 준수 벤더에 노출된 국내 메모리·부품사의 수혜 여부를 3·4분기 실적을 통해 검증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대중국 규제 노출도가 높은 종목에 대한 면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