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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브레이크 밟은 美, 흔들리는 빅테크 멀티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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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브레이크 밟은 美, 흔들리는 빅테크 멀티플

'슬로우 롤' 압박과 법적 규제의 칼날… 수익화 지연에 ROIC 경고등
중국 '가성비 오픈소스' 공습… 오픈라우터 토큰 점유율 60% 돌파
韓 반도체 포트폴리오 분기점… SK하이닉스 'HBM 변동성' vs 삼성전자 '범용 방어력'
미국 백악관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주요 인공지능(AI) 연구소의 차세대 모델 출시에 제동을 걸면서 글로벌 기술 투자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빅테크 기업의 매출 성장률 둔화와 가치평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백악관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주요 인공지능(AI) 연구소의 차세대 모델 출시에 제동을 걸면서 글로벌 기술 투자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빅테크 기업의 매출 성장률 둔화와 가치평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백악관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주요 인공지능(AI) 연구소의 차세대 모델 출시에 제동을 걸면서 글로벌 기술 투자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빅테크 기업의 매출 성장률 둔화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칩 주문량과 한국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역시 단기 수급 불확실성에 직면했으나, 시장은 이를 '단기 수급 충격''중기 총수요 유지'라는 이원 구조로 계산하고 있다.

'정책 압박''법적 강제'의 교차


지난달 29(현지시각)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6' 전면 출시를 연기하고 선별된 파트너에게만 우선 제공하는 '단계적 출시(Slow Roll)'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앞서 앤드로픽에도 '페이블 5''미소스 5' 모델에 대한 글로벌 접근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규제의 법적 성격이다. 오픈AI 사례는 백악관과 국가사이버수석실(ONCD) 등이 자발적 협조를 전제로 '선 출시-후 검증' 보안 프레임워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책적 제한 요청' 성격이 강하다.

반면 앤드로픽은 상무부가 수출통제(Export Control) 권한을 직접 발동해 강제 중단을 명령한 케이스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이 서한을 통해 정부 협력의 진전을 밝힌 후 미소스 5는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러한 미 정부의 개입은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며 자발적 테스트 프로토콜이 실질적인 사전 인허가 제도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낳는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인공지능 담당관을 지낸 데이비드 색스는 "규제 프레임 안에서 혁신을 장려하는 전략에서 벗어난다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익화 둔화와 멀티플 압축 리스크


자본 시장은 이번 출시 지연을 기술주 밸류에이션의 하향 신호로 받아들인다. 차세대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시장의 전환율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시장 일각에서는 당초 40~50%로 예상되던 주요 AI SaaS 기업들의 2026년 매출성장률 전망치가 규제 장기화 시 20~30% 수준까지 보수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는 빅테크 설비투자(CAPEX)의 효율성 논쟁을 촉발한다. 'CAPEX 선행·매출 후행' 구조에서 자본수익률(ROIC)과 자유현금흐름(FCF) 마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성장주 멀티플 압축(가치평가 축소) 트리거로 기능하는 것이다.

다만 AI 매출 의존도가 높은 순수 SaaS 기업의 타격이 큰 반면, AI를 기존 인프라에 녹여 쓰는 메가 플랫폼(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은 완충력을 가질 전망이다.

중국 오픈소스의 추격과 국내 반도체의 분기점


미국이 규제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 경쟁사들은 미국의 최고 모델들을 추격하고 있다.

악시오스가 보도한 보안 평가에 따르면 중국 AI 시스템은 사이버 보안 및 추론 능력에서 미국 최고급 모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오픈라우터(OpenRouter) 토큰 소비량 기준 상위 10개 모델 중 7개가 GLM, Kimi 등 중국계이며 토큰 소비 비중은 60%를 상회한다.

미국 상용 모델 대비 API 비용이 30~70%가량 저렴한 '가성비 무기' 덕분이다. 비록 중국 AI가 칩 수출 통제로 인한 하드웨어 제약이 명확하지만,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선점할 경우 미국의 독점력은 약화될 리스크가 있다.

이는 한국 반도체에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던진다.

단기적으로 학습용 GPU 수요가 일시 지연되면 엔비디아향 HBM 스팟(현물) 수요 변동성이 커진다. HBM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SK하이닉스는 단기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고탄력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구글, 메타, xAI 등의 인프라 총수요는 견조하다. 아울러 중국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은 엔비디아의 저가형 GPU 및 대량의 일반 메모리 수요를 자극해 고사양 LPDDR5XDDR5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삼성전자에 차별화된 방어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 정부의 행정명령 지침 발표 일정과 엔비디아 차세대 GPU 출시 일정을 모니터링하며 분할 매수 등 변동성 관리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