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이탈로 실업률은 하락
해고는 낮지만 신규 채용 식어…9월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해고는 낮지만 신규 채용 식어…9월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노동시장이 급격한 해고보다는 신규 채용 둔화 쪽으로 식고 있다.
지난달 고용 증가폭이 예상보다 크게 작았고 이전 두 달 수준보다도 낮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물가 압력이 남아 있어 9월 인상 전망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2일(현지시각) 발표한 고용보고서에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5만7000명 늘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1만명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5월 증가폭은 기존 17만2000명에서 12만9000명으로, 4월 증가폭은 14만8000명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 금리 인상 기대 후퇴
고용보고서 발표 뒤 시장은 연준의 가까운 시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반영했다.
단기 금리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보고서 발표 전 약 75%였던 9월 인상 가능성도 약 60%로 낮아졌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0~3.75% 범위에서 동결했다. 그러나 분기별 전망에서는 올해 차입 비용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신호를 남겼다.
이번 지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물가 안정 의지를 강하게 밝혀 왔지만 고용이 예상보다 약해지면 즉각적인 긴축에는 부담이 생긴다.
◇ 실업률보다 참가율이 문제
6월 실업률은 4.2%로 전월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노동시장 개선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약 72만명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61.5%로 내려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면 구직자가 줄어들고, 그 결과 실업률이 통계상 낮아질 수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중요한 대목은 실업률 하락보다 노동 공급이 줄었다는 점이다.
최근 콘퍼런스보드의 조사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보는 소비자 비중이 5년 반 만의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겉으로 보이는 실업률만으로는 노동시장 체감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해고 대신 채용 축소
미국 기업들은 아직 대규모 감원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커져도 기존 인력을 쉽게 내보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관세 부담에 이어 최근 중동 전쟁 여파가 있었지만 해고가 급증하지 않은 이유다.
문제는 새 일자리 창출 속도다. 기업들이 직원을 붙잡아 두면서도 신규 채용을 줄이면 고용시장은 겉으로 급격히 무너지지 않지만 활력은 떨어진다.
경제학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가 생산가능인구 증가를 따라가기 위해 매달 새로 만들어야 하는 일자리 수를 0~5만개 정도로 추정한다. 이민 단속 강화로 노동 공급 자체가 줄면서 이른바 손익분기 고용 증가율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실업률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노동시장의 역동성이 약해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 업종별 온도차 뚜렷
세부 업종을 보면 고용시장의 균열은 더 분명하다.
전문·사업서비스는 3만6000명 늘며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사회복지 부문은 2만5000명, 보건의료 부문은 2만2000명 증가했다. 다만 보건의료 증가폭은 최근 1년 월평균 3만8000명보다 낮았다.
반면 여가·접객업은 6만1000명 감소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 관련 고용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지표는 반대로 나왔다.
서비스업 내부에서도 필수 돌봄·의료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소비·관광 관련 일자리는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강한 회복을 이어가기보다 일부 업종에 의존해 버티고 있음을 보여준다.
◇ 중동 전쟁의 지연 충격 가능성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고용 둔화가 중동 전쟁의 지연 효과일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에너지 가격, 공급망, 기업 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런 충격이 즉각적인 해고보다 신규 채용 보류나 인력 계획 축소로 뒤늦게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정책 담당자들은 이번 고용보고서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강해 보였던 고용 흐름이 갑자기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의 충격이 일시적이면 고용 둔화는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비용 부담과 수요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용을 더 미루면 노동시장 냉각은 길어질 수 있다.
◇ 연준, 물가와 고용 사이 더 어려운 균형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더 복잡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물가는 여전히 목표보다 높다. 워시 의장은 2% 물가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식는 상황에서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경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고용시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해고는 낮고 일부 서비스 부문은 일자리를 계속 만들고 있다. 그러나 신규 채용 둔화, 참가율 하락, 여가·접객업 부진은 노동시장이 지난해 같은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당장 이달 인상보다 9월 이후 판단에 더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올 물가, 임금, 고용 지표가 워시 체제 첫 금리 경로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월 고용보고서는 단순히 일자리 증가폭이 줄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미국 노동시장이 낮은 해고율에 기대어 버티고 있지만, 기업들의 새 채용 의지는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연준에는 물가를 잡아야 하는 과제와 고용 둔화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말아야 하는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