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들은 단순한 스타트업의 경영 계획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향방과 범용인공지능(AGI)을 향한 글로벌 기술 경쟁의 본질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다. 광둥성의 평범한 교사 가정에서 자란 수학 천재가 어떻게 세계적인 빅테크 수장들을 긴장시키는 거물이 되었을까? 량원펑은 985년 중국 광둥성 잔장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저장대학교에서 전자정보공학과와 정보통신공학 석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미 기계학습과 알고리즘의 세계에 깊이 매료되었다.
량원펑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정량투자(퀀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를 통해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머신러닝을 주식 시장에 도입한 그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 자동화 매매를 통해 거대한 자산을 축적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막대한 자금력과 자체적인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는 향후 딥시크가 탄생하는 결정적 자양분이 되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본격화되기 전, 량원펑은 선제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이는 후발 주자들이 고난을 겪는 동안 독자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을 효율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절대적 기반이 되었다.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는 기적 같은 성과의 시발점이 되었다.
투자자 간담회에서 량원펑이 밝힌 진단은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도전적이다. 그는 현재 미·중 AI 산업의 유일한 격차를 만드는 병목현상이 바로 '엔비디아 GPU 등 컴퓨팅 자원 부족'에 있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방향도 알고 훈련 방법도 숙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제재와 자원 한계로 인해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일시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엔비디아 중심의 기술적 해자가 신기술에 의해 빠르게 무너지고 있으며, 중국산 칩 생태계가 머지않아 이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AGI가 구현되어 현실 세계의 가사, 요양 등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 궁극의 지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하는 오픈소스 방식의 상업적 한계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AI가 진정으로 성공하고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생태계의 확장이 필수적이며, 향후 딥시크가 내놓을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모델 역시 전면적인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전 세계 개발자들과 연구자들을 우군으로 삼아 폐쇄적인 거대 자본 중심의 실리콘밸리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량원펑과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 주도의 일극 체제로 흘러가던 글로벌 인공지능 생태계에 거대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효용을 주는 AGI 시대를 열겠다는 그의 철학은 이미 자본시장에서 그 기업가치를 수십 조 원 이상으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물론 보안 우려와 각국의 규제 장벽, 그리고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파고 속에서 딥시크가 가야 할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그러나 컴퓨팅 자원의 열세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알고리즘의 효율화와 독창적인 오픈소스 전략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그의 행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은둔의 천재에서 세계 AI 무대의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량원펑이 앞으로 써 내려갈 기술적 혁신의 역사를 우리는 긴장된 눈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