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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전기차 넘어 AI 전력망·선박시장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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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전기차 넘어 AI 전력망·선박시장 사업 확장

ESS 시장 30% 점유…데이터센터·고압직류 전력기업 지분 확보
상반기 매출 55%·순이익 42% 증가…2050년 배터리 수요 9배 전망
중국 푸젠성 닝더에 있는 CATL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푸젠성 닝더에 있는 CATL 본사.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선박, 항공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력 공급망, 배터리 교환 인프라까지 직접 투자하며 종합 에너지 기술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ATL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약 40%를 장악한 기술력과 생산 규모를 기반으로 AI·전력망용 ESS 시장의 선두 지위를 굳히려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번개 충격까지 시험하는 AI데이터센터 배터리

FT에 따르면 CATL은 중국 남동부 푸젠성 샤먼에 대규모 배터리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에 공급할 ESS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는 배터리 셀이 담긴 컨테이너에 대규모 전기 충격을 가해 낙뢰 상황을 재현하는 시험도 진행된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차량이 움직일 때 주로 작동하지만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에 설치되는 배터리는 다양한 기후와 전력 조건에서 하루 24시간 가동돼야 한다.

CATL은 자동차용 셀과 배터리팩의 시험기술은 이미 성숙한 단계에 도달했지만 이를 대형 저장 컨테이너와 전기항공기, 선박, 전력망에 통합하면 시스템의 복잡성과 안전 요구 수준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샤먼 시험시설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 전력망 사업자를 비롯한 CATL 고객사에도 개방된다.

◇전기차 매출 의존 줄이고 ESS 1위 굳히기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614억달러(약 89조7000억원)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가 차지한 비중은 약 75%였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저장 수요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CATL은 전 세계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에서도 약 3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의 변동이 크고 정전이나 전압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비상 전원용 배터리가 필요하다. 태양광과 풍력발전도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 전력망용 대형 ESS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

CATL은 자동차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 기술과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지분 38% 인수 추진

CATL은 배터리 판매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전력장비 기업의 지분도 직접 확보하고 있다.

CATL 관련 투자자들은 중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VNET의 지분을 최대 38.1%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규모는 약 9억4200만달러(약 1조3800억원)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CATL 측 투자자들은 VNET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과 저장 시스템에 CATL 배터리를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은 고압직류 전력시스템 업체를 보유한 중국 중헝일렉트릭의 지분도 49%까지 늘렸다.

고압직류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서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CATL이 배터리 셀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과 전력 변환 설비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AI 인프라의 전력 공급망 전체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 1000척 공급…항공기·드론도 공략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선박은 1000척에 육박했다.

대부분 중국 해안과 항만, 내륙 하천을 운항하는 비교적 작은 선박이지만 CATL은 장기적으로 대형 선박과 해운 인프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와 상용트럭에 적용해온 배터리 교환 방식을 선박에도 도입하기 위해 항만과 배터리 교환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까지 선박을 항구에 세워두는 대신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 운항 중단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소형 전기항공기와 드론, 광산·공장·항만용 대형 배터리 시스템도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배터리 셀을 대형 선박이나 전기항공기 시스템에 통합할수록 화재와 충격, 진동, 전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험과 안전기술이 복잡해진다고 CATL은 설명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연말 양산 추진

CATL은 리튬 대신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저렴한 나트륨을 사용하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CATL은 지난 4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상용화를 막아온 주요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으며 올해 말까지 대량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원료 가격이 저렴하고 저온 성능과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전력망과 데이터센터용 ESS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CATL은 중국 전력장비업체 하이퍼스트롱에 3년 동안 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상반기 매출 59조8000억원…55% 증가

CATL은 24일 올해 상반기 매출이 2770억위안(약 5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433억위안(약 9조3000억원)으로 42% 늘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ESS 수요 증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CATL은 최대 400억위안(약 8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약 40% 상승했다.

CATL은 배터리 핵심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리튬과 니켈 광산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등록자본 300억위안(약 6조5000억원) 규모의 광산 자회사를 설립했다.

홍콩 번스타인은 세계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1.8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5.7TWh, 2050년에는 16.6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CATL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지배력을 토대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선박, 중공업의 전동화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에너지 인프라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