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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기대감에 금값 반등…4070달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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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기대감에 금값 반등…4070달러선

트럼프 대규모 공격 연기·브렌트유 7% 급락…고유가발 금리인상 우려 완화
골드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골드바. 사진=로이터
국제 금값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기대에 온스당 4070달러(약 582만원)선으로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취소하고 협상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한 영향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지면 통상 안전자산인 금 수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가 더 크게 반영됐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과 예금에 비해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과 이란의 새 협상이 3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3일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동맹국들이 군사공격보다 합의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 유가 7% 급락하자 금값 반등


금 현물 가격은 싱가포르시각 3일 오후 2시10분 기준 온스당 4068.07달러(약 581만원)로 0.5% 올랐다.

장중에는 온스당 40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달 1% 상승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취소와 협상 재개 방침이 전해지자 아시아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7% 넘게 급락했다.

이란 전쟁이 완화하면 원유 생산과 수송 차질 우려가 줄어 국제유가가 안정될 수 있다.

유가 하락은 기업의 운송비와 생산비, 가계의 휘발유·전기요금 부담을 낮춰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할 필요성도 약해질 수 있다.

금값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5개월여 동안 20% 넘게 하락했다.

전쟁과 지정학적 불안은 안전자산인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고유가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자를 주지 않는 금에는 부담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가 금값을 끌어올린 것은 전쟁 위험이 줄어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고유가와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연준 금리 경로에도 시장 관심


금 시장은 이란 협상과 함께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도 주목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회의 개최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연준은 현재 정례 정책회의를 연간 8차례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회의 횟수가 줄어들면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과 시장 소통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연준은 지난달 28∼29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9명, 반대 3명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7월29일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점은 공식 성명에서도 확인됐다.

금리 동결에 반대한 위원 3명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나치게 늦추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이 금리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를 시장에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연준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압력도 커지고 있다.

사만다 다트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공동연구책임자는 지난주 연준 회의 이후 금값을 지지하는 환경이 다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높아져 투자자들이 보유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회비용은 금을 보유하는 대신 채권이나 예금에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이자수익을 뜻한다.

다트 책임자는 다만 금값을 둘러싼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 협상 결렬 땐 금값 다시 압박 가능성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아흐마드 아시리 페퍼스톤 시장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동안 이란 공격을 연기한 데 이어 연준도 예상보다 완만한 매파적 태도를 보이면서 금값이 두 번째 안도 요인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매파적’이라는 표현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이거나 긴축정책을 유지하려는 성향을 뜻한다.

다만 미국 국채금리는 완만하게 오르고 있어 금의 투자 매력에는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전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보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더 크게 반영되면서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아시리 전략가는 내다봤다.

다른 귀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8.14달러(약 8만3000원)로 1% 올랐다. 백금은 0.6%, 팔라듐은 1.1%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0.3% 하락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를 보유한 투자자의 금 구매 부담이 줄어 금값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값의 향방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과와 국제유가 흐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