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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학기업 폐업 속도 5년새 2배 빨라져...첨단산업 공급망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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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학기업 폐업 속도 5년새 2배 빨라져...첨단산업 공급망 흔들

정밀화학 경제 기여도 5년간 70% 급감, 산업기반 붕괴 위기 직면
질산·의약품 원료까지 수입 의존 심화, 방산·의료 자립력 흔들려
정부 6670억원 지원안에도 '10배 더 필요' 업계 반발 확산
영국 첨단 화학기업의 폐업 속도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2배로 빨라지며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첨단 화학기업의 폐업 속도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2배로 빨라지며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영국 첨단 화학기업의 폐업 속도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2배로 빨라지며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5일(현지시각)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으며, 한국의 정밀화학 경쟁력도 선도국 대비 3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화학 부가가치 70% 증발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산하 부문경제성과센터의 토머스 오브리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영국 첨단 화학산업의 위축이 국가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0년 이후 부문 생산이 40%에 가깝게 줄었다고 부연했다.

소량 다품종 생산에 특화된 영국의 정밀화학 부문은 항공우주, 바이오제약, 자동차, 전자 산업의 핵심 중간재를 공급해왔으나 전기요금 상승과 규제 준수 비용 증가, 노후 설비,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겹치며 경제 기여도가 5년 만에 70% 줄었다.

탄약 화약·항생제 원료까지 공급 차질 우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드러난 의약품 기초원료 부족 사태가 공장 폐쇄로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환과 포탄, 미사일에 쓰이는 니트로셀룰로오스 추진체의 원료인 농축 질산까지 외국 공급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방산용 소재는 상업용 화학제품과 달리 전용 생산시설과 품질보증, 보안 절차가 필요해 한번 끊기면 단기간에 복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영국화학산업협회(CIA)는 지난 3월 당시 총리였던 키어 스타머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업계가 생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밀화학 경쟁력 2.8점, 선도국 대비 30% 낮아


영국 사례는 한국 정밀화학 업계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화학산업은 2023년 262조 5000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해 제조업 총생산의 13.2%를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3월 내놓은 정밀화학산업 경쟁력 진단에서 한국의 종합 경쟁력은 5점 만점에 2.8점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독일·일본 등 선도국 평균 4.1점보다 30% 이상 낮은 수치다. 디지털 전환 경쟁력도 한국이 2.75점으로 선도국 평균 4.5점에 못 미쳤다.

스페셜티 소재 분야는 선도국과 기술 격차가 크고 핵심 원료의 해외 의존도도 높다는 평가다. 한국의 정밀화학 수출은 지난해 240억달러(약 34조 68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도 172억달러(약 24조 4154억원)에 달해 무역 흑자 폭이 크지 않은 구조다.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3억 5000만파운드(약 6683억원) 규모의 '핵심화학 회복력기금'을 발표했다. 국방·제약·에너지 부문의 핵심화학 생산업체 자금난을 해소하는 목적이다.

영국화학산업학회(SCI)의 섀런 토드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BBC 라디오에서 이번 기금이 반가운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잃어버린 생산 역량을 되살리려면 실제로 그 열 배에 가까운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화학산업협회(CIA) 최고경영자 스티브 엘리엇도 정부 기금을 환영하면서도 산업기반을 다시 세우기에는 작은 첫걸음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