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지침 초안…부모 여권·I-94·영주권카드 등 요구
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시행 수단…법원서 위헌성 재공방
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시행 수단…법원서 위헌성 재공방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녀의 미국 여권을 신청하는 부모에게 자신의 시민권이나 이민 신분을 증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난 일부 자녀의 출생시민권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달 내놓은 새 행정명령을 실제 여권 발급 과정에서 집행하기 위한 조치다.
새 지침이 시행되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여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국적과 이민 신분까지 정부가 별도로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여권 심사 지침 초안을 마련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초안이 시행되면 자녀의 여권을 신청하는 모든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는 자신의 미국 시민권이나 이민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는 유효한 미국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등을 제출할 수 있다. 외국인은 I-94 출입국기록이나 영주권카드 등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내야 한다.
국무부는 이 자료를 토대로 여권을 신청한 자녀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적용 대상인지 판단할 계획이다.
현재는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여권을 신청하는 부모가 친자관계를 증명하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신청서에는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인지를 표시하는 항목이 있지만 이를 입증하는 별도의 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할 필요는 없다.
◇ 8월 새 행정명령 실제 집행방식 첫 공개
이번 국무부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내린 새 행정명령을 정부가 실제로 어떻게 시행할지를 보여주는 첫 구체적인 지침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부모 가운데 최소 한 명이 미국 시민권자나 합법적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주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30일 6대3 의견으로 이 조치가 수정헌법 14조의 시민권 조항을 위반한다며 무효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적용 대상을 좁힌 새로운 행정명령을 지난달 6일 내놓았다.
새 명령은 이른바 ‘원정출산’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부모가 미국에서 외국 정부를 위해 근무하거나 시민권 취득을 목적으로 사기 또는 상업적 거래에 관여한 경우, ‘적성 외국인’으로 분류된 경우 등에 해당하는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무부 초안에는 해당 행정명령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부모의 정보와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을 입증하는 자료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의 의미와 가치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여권 심사 절차 역시 이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새 행정명령도 법정 공방
새 출생시민권 제한 조치 역시 법원에서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행정명령으로 시민권을 잃을 수 있었던 아기들을 대신해 집단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들은 두 곳의 연방법원에 새 행정명령의 시행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가운데 한 사건을 맡은 메릴랜드주 연방법원의 데버라 보드먼 판사는 지난달 28일 심리에서 새 행정명령의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드먼 판사는 다만 기존 소송 내용에 새 행정명령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즉각 시행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대신 원고 측이 소송 내용을 수정해 새 명령을 다시 다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 법무부는 아직 연방기관들이 행정명령을 어떻게 시행할지에 관한 공개 지침을 내놓지 않은 만큼 소송을 제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국무부의 이번 여권 지침도 아직 초안 단계여서 최종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그러나 시행될 경우 출생시민권 제한 논란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의 법적 지위 문제를 넘어 실제 여권 발급 절차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자녀의 여권 신청 때 부모의 이민 신분을 입증하는 서류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던 만큼 새 제도가 도입되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자녀의 여권을 신청하는 외국인 부모에게도 직접적인 절차 변화가 생기게 된다.
로이터는 “국무부의 지침 초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판단을 받은 출생시민권 문제를 여권 심사 단계에서 어떻게 적용하려 하는지를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