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이어진 메모리 가격 하락 흐름 수개월 만에 역전
DDR5 GB당 1만6000~1만9000원…HBM 수요 폭증이 원인
DDR5 GB당 1만6000~1만9000원…HBM 수요 폭증이 원인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컴퓨터 메모리 가격 하락 추세를 불과 수개월 만에 되돌리면서 램(RAM)의 단위당 가격이 지난 2007년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IT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다니엘 르미르 캐나다 퀘벡대 컴퓨터과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컴퓨터 메모리 시장에서 이례적인 가격 역전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르미르 교수는 소프트웨어 성능 분야를 연구하는 컴퓨터과학자다.
르미르는 지난 5일 X에 올린 글에서 컴퓨터 메모리 가격은 역사적으로 수십년간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해 왔지만 최근의 가격 급등으로 약 20년에 걸친 진전이 되돌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램의 단위당 가격은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기술 제품 가격이 수십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 DDR5 GB당 가격, 2008년 DDR2 수준
톰스하드웨어가 스탠퍼드대 '차별화 접근 메모리(DAM)' 프로젝트에 축적된 자료를 별도로 대조한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현재 DDR5 메모리 가격은 1GB당 11.41~13.28달러(약 1만6100~1만8700원) 수준이다. 명목가격 기준으로 DDR2가 GB당 11~15달러(약 1만5500~2만1200원)에 거래됐던 2008년과 비슷하다.
물가 변화를 반영해 비교하면 현재 DDR5 가격은 GB당 10.94~12.74달러(약 1만5400~1만8000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이는 DDR3 가격이 GB당 11.85달러(약 1만6700원)였던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톰스하드웨어는 이번 가격 급등이 메모리 기술의 후퇴나 생산 자체가 감소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AI 경쟁이 촉발한 HBM 수요 폭증 때문이라고 전했다.
◇ “AI 메모리 사용 줄이거나 생산 대폭 늘려야”
AI 시스템은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막대한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과 서버용 메모리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일반 PC용 D램까지 공급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AI 수요 확대에 따라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가격 상승 영향은 이미 PC에 그치지 않고 그래픽카드, 스마트폰, 게임기, 자동차 등 메모리를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르미르는 향후 가격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해결책은 크게 두 방향으로 압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시스템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메모리로 작동하도록 기술을 개선하거나 메모리 생산량을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년 동안 반도체 기술 발전과 함께 당연하게 여겨졌던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메모리를 살 수 있다'는 흐름이 AI 인프라 경쟁으로 흔들리면서 메모리 시장이 과거와 다른 가격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톰스하드웨어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