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7년 2월 ‘디지털 배터리 여권’ 의무화와 2028년 ‘탄소 배터리 상한선’ 본격 가동
가베칼 리서치 보고서 “中 기업들의 제로 탄소 산업단지, 글로벌 수출의 독보적 무기 될 것”
CATL·BYD 등 52개 시범 단지 진출… 신흥국 대상 ‘녹색 산업 인프라’ 패키지 수출 타깃
가베칼 리서치 보고서 “中 기업들의 제로 탄소 산업단지, 글로벌 수출의 독보적 무기 될 것”
CATL·BYD 등 52개 시범 단지 진출… 신흥국 대상 ‘녹색 산업 인프라’ 패키지 수출 타깃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이 역내로 수입되는 배터리의 탄소 배출량 통제를 대폭 강화함에 따라, CATL과 BYD 등 중국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제로 탄소 산업단지(Zero-Carbon Industrial Parks)’를 전격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8월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베칼 테크놀로지스(Gavekal Technologies)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반의 제로 탄소 산업단지를 조성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탄소 관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의 강력한 탄소 상한선 규제… 배터리 여권 도입 직격탄
유럽연합의 신규 배터리 규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 EU 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 및 산업용 배터리는 전 생애주기 탄소 배출량을 검증하고 기록하는 ‘디지털 배터리 여권(Digital Battery Passport)’을 의무적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EU는 중국 배터리 산업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2025년 기준 중국 배터리 출하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또한, 유럽이 역외에서 수입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90%가 중국산일 정도로 양국의 공급망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공장을 재생에너지 전력망에 직접 연결하고 단지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제로 탄소 산업 단지를 규제 준수의 가장 확실한 정답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래 베이징 당국의 자국 내 기후 변화 정책으로 추진되었던 이 단지들은, EU의 규제 시계가 빨라짐에 따라 갑작스러운 폭발적 성장의 전기 마련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역시 '녹색 무역 규제 적응'을 제로 탄소 산업 단지 조성의 핵심 5대 목표 중 하나로 명시했다. 현재 중국 내 지정된 52개 시범 단지 중 배터리,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프로젝트가 79개를 차지하며 전통 중화학 공업 분야(19개)를 압도하고 있다.
CATL·BYD 선도적 투자… 단순 준수 넘어 ‘녹색 산업 단지’ 패키지 수출 구상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은 9개의 제로 탄소 산업 단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브에너지(EVE Energy)가 4개, BYD가 3개 단지를 조성 중이다.
특히 CATL은 이미 2024년부터 글로벌 배터리 얼라이언스(GBA)의 배터리 패스포트 시스템을 활용해 제품 탄소 발자국을 추적해 오며 EU의 규제 시한보다 훨씬 앞선 행보를 보여왔다.
가베칼 보고서는 이러한 제로 탄소 단지가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중국 기술의 새로운 수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되는 산업 단지 조성 솔루션 전체를 수출하는 방식이다.
가베칼의 AJ 코르테세 연구원은 "중국산 태양광, ESS, 전력망 장비를 대량 수입하면서도 불안정한 전력망으로 고통받는 파키스탄, 필리핀, 칠레 등 신흥국 시장이 가장 유력한 녹색 단지 수출 대상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로 탄소 단지는 잉여 풍력과 태양광 전력을 대규모로 흡수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31개를 함께 유치하며 베이징 당국의 '그린 컴퓨팅' 야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도 겸하고 있다.
전력망 송전 병목 현상 등 과제… 2030년까지 글로벌 표준화 시험대
다만 제로 탄소 산업 단지의 완전한 정착까지는 중국 내부 전력망의 인프라 한계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북서부 및 북부 지역에서 생산된 대규모 풍력·태양광 전력이 전력망 용량 부족으로 인해 동부의 대규모 산업 수요지까지 원활히 송전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르테세 연구원은 "향후 몇 년, 나아가 2030년까지 이 제로 탄소 단지 모델의 실질적인 가동 효율성과 실행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입증될 것"이라며 "국내 기후 목표와 유럽의 무역 규제를 동시에 충족하는 이 전략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제시할 차세대 핵심 수출 품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제로 탄소 산업단지 구축과 탄소 경쟁력 강화는, 향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의 탄소 발자국 표준화’와 더불어 ‘EU 탄소 규제 장벽을 정면 돌파하는 중국산 친환경 소재의 세계 시장 독주’를 유발할 핵심 거시 산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