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독점에 맞선다"… 인도의 희토류 자석 자립화 추진과 '규모의 경제' 논란

글로벌이코노믹

"中 독점에 맞선다"… 인도의 희토류 자석 자립화 추진과 '규모의 경제' 논란

인도 정부, 728억 루피 투입해 연 6,000톤 자석 생산 목표
中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에 맞서 '산화물부터 자석까지' 완결형 국산화 사활
입찰 기업들 "소규모 일체형 공장 보조금은 한계… 전문화와 대형화 없이 中 경쟁력에 밀려" 우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나이두페타 산업단지에서 N.A.N. MagneTech가 개발 중인 희토류 자석 생산 시설의 3D 렌더링. 사진=N.A.N. 마그네텍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나이두페타 산업단지에서 N.A.N. MagneTech가 개발 중인 희토류 자석 생산 시설의 3D 렌더링. 사진=N.A.N. 마그네텍


인도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독점에 대응해 728억 루피(미화 약 7억 6,480만 달러 / 한화 약 1조 800억 원) 규모의 희토류 영구 자석 육성 정책을 전격 가동하며 국내외 기업들의 대대적인 입찰 참여를 끌어냈다.

그러나 현지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뉴델리 당국의 소규모 수직 통합(일체형) 공장 위주 지원책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체력을 키워주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8월 10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11월 총 6,000메트릭톤 규모의 희토류 자석 제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영구 자석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최대 5개 기업을 선정해 각각 연간 최대 1,200톤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추도록 지원하며, 보조금 대부분은 실제 가동 후 판매 실적에 연계되어 지급된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이 2025년 4월 중·중밀도 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 허가 통제를 전격 시행하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린 데 따른 선제적 방어책이다.

"중국은 연 4만 톤인데 우리는 1,200톤"… ‘규모의 경제’ 및 원자재 공급난 지적


전기차(EV), 풍력 터빈, 방산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인 희토류 자석의 국산화 시도 자체는 환영받고 있으나, 세부 지원 방식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깊다. 정부가 '희토류 산화물 정제부터 최종 자석 제조까지' 전체 공정을 단일 공장에서 수행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생산 단계별 전문화와 대형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 전자 부품 및 자석 제조기업 로흠(Lohum)의 타룬 싱할 이사는 "중국은 대형화된 공정 분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단일 공장에서 연간 4만 톤의 자석 분말을 생산하는 반면, 인도가 계획 중인 개별 공장 용량은 1,200톤에 불과하다"며 "단계별 분업 없이 개별 공장이 전체 체인을 모두 맡으면 중국이 누리는 규모의 경제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자재인 희토류 산화물 확보도 커다란 장벽이다. 인도는 매장량 기준 세계 3위지만 산화물 정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영 인도희토류공사(IREL)가 약속한 연간 산화물 공급량은 500톤 수준으로, 5개 사업자가 필요한 총 1,500~1,700톤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로흠 등 입찰 기업들은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 해외 광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장비 조달 리드타임 타이트… 일본산 장비 도입 시 비용 3배 폭증


생산 설비 수급 역시 난제로 꼽힌다. 미·중 갈등 속에서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탈중국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일본 ULVAC 등 핵심 장비업체로 주문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N.A.N. 마그네텍(N.A.N. MagneTech)의 가우라브 슈클라 부CEO는 "미국 등 글로벌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발주되면서 장비 납기 리드타임이 극도로 긴장된 상태"라며 "일본산 장비를 도입할 경우 약 15개월이 소요되지만, 중국산 장비를 쓰는 기업은 6~7개월이면 충분하고 비용도 최대 3배 이상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행 정책의 과도한 순자산 요건(18억~37억 5,000만 루피) 때문에, 실제 기술적 노하우를 가진 소규모 벤처나 중소 R&D 기업들이 보조금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모터 제조업체 메크빈 테크놀로지스(Meqwin Technologies)의 시바 쿠마르 공동 창업자는 "기술력과 해외 연구 협력 체계를 갖추고도 순자산 요건을 맞추지 못해 신청조차 못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인도 기업들의 희토류 자석 자립화 도전과 구조적 제약은, 향후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내 인도의 독자적 입지 구축 여부’와 더불어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맞선 미·일·인도 간 대중국 공급망 연대 강화’를 유발할 핵심 거시 산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