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로 호황을 맞는 미국 대형 제조업체들의 사업 재편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 주요 장비 기업들의 발전기 증산 투자와 2030년 매출 목표 설정
철강 관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 속에서 제기되는 과잉 투자 및 버블 우려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 주요 장비 기업들의 발전기 증산 투자와 2030년 매출 목표 설정
철강 관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 속에서 제기되는 과잉 투자 및 버블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가 미국 제조업의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전력 장비 제조업이 데이터센터 개발 붐을 타고 새로운 추진력을 얻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15일(현지시각)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 미국의 대형 제조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수요를 잡기 위해 사업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전기 사업으로 최대 이익 거두는 굴뚝 기업들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전력 공급용 발전기 부문을 건설 장비 부문을 넘어서는 최대 이익원으로 키워냈다. 캐터필러는 미국 인디애나주 라파예트 공장의 발전기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7억 2500만 달러(약 1조 284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캔자스주 공장을 개조해 데이터센터에서 선호하는 터빈 엔진 생산에 돌입했다. 캐터필러는 지난 2022년 생산을 중단했던 10메가와트급 발전기 제작도 재개했다.
조 크리드 캐터필러 최고경영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들의 추가 공급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캐터필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났으며 이익 증가액만 6억 달러(약 8511억 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205억 달러(약 29조 792억 원)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장비 주문은 오는 2030년까지 밀려 있다. 엔진 제조업체 커민스 역시 전력 발전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커민스는 지난해 완료한 2억 달러(약 2837억 원) 투자에 이어 발전기 증산을 위해 4억 5000만 달러(약 6383억 원)를 추가 투자한다. 커민스는 오는 2030년 데이터센터 관련 파워 시스템 사업부 매출이 2026년 대비 80% 증가한 90억 달러(약 12조 7665억 원)에 이르러야 한다는 전망을 세웠다.
커민스는 2028년부터 데이터센터 주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 기반의 4메가와트급 대형 발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과 전력망 포트폴리오 확장
완성차 제조사 포드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발생한 배터리 유휴 생산 능력을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저장 장치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포드의 신설 자회사 포드 에너지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전력 저장 장치로 재구성하는 사업에 20억 달러(약 2조 837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차량 판매 감소세 속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배전 장비 전문 기업 이튼은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을 위해 2025년 이후 기업 인수에만 130억 달러(약 18조 4405억 원)를 투입했다. 이튼의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와 분산형 정보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14%에서 지난해 21%로 상승했다. 파울루 루이스 이튼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마주할 전력 장비 수요가 엄청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압박과 과거 닷컴 버블의 기시감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7개월 연속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고비용 부담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영역이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
수축 영역 비중은 지난 6월 5%에서 크게 늘어난 수준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화학 산업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되는 50% 수준의 관세 장벽은 원자재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과잉 투자에 따른 시장 조정 우려도 나온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윌리 시 교수는 현재의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1990년대 말 초고속 광섬유 네트워크를 대거 구축했다가 장기간 유휴 설비로 남겨두었던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시 교수는 결국 구매자들이 더 저렴한 대안을 찾으면서 과잉 설비를 투자한 기업들이 경기 순환 주기에 따라 불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