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수 감소 230만대…일본 전체 신차시장 규모와 맞먹어
유럽 승용차 점유율 3%→16%…전기차는 중국 25%·일본 5% 미만
유럽 승용차 점유율 3%→16%…전기차는 중국 25%·일본 5% 미만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자동차업계가 자국 시장에서 사라진 막대한 수요를 해외 수출로 메우면서 일본 자동차업체의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수 자동차 판매 감소분만 230만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인 일본에서 등록된 신차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중국에서 남아도는 생산능력이 해외로 향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토요타 등 일본 업체의 입지를 직접 압박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내수 침체로 해외 진출을 선택이 아닌 ‘전략적 필수’로 받아들이면서 유럽,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7월 내수 20% 급감…수출은 88% 폭증
반대로 같은 달 중국에서 해외로 수출된 자동차는 92만3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88% 급증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외국 브랜드 차량까지 포함된 수치지만 중국 토종 업체만 놓고 봐도 내수 두 자릿수 감소, 수출 두 자릿수 증가라는 흐름은 뚜렷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 소비 부진에 수년간 이어진 자동차 가격경쟁까지 겹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의 공급능력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다.
높은 유가도 휘발유 차량 수요를 압박했다. 저가 입문형 세단 판매가 계속 부진한 점도 7월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CPCA는 분석했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남아도는 생산능력을 해외에서 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상반기 내수서 230만대 증발…일본 시장 하나 사라진 셈
올해 상반기로 기간을 넓히면 내수 감소 규모가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의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만대 줄었다. 감소율은 20%였다.
230만대는 같은 기간 일본에서 등록된 신차 전체와 비슷한 규모다. 중국 자동차업계에서 불과 6개월 만에 세계 4위 자동차시장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과 맞먹는 수요 감소가 발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71%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이 오래전부터 해외시장 확대를 추진해왔지만 현재의 수출 공세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뿐 아니라 내수시장에서 발생한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경제적 필요성에 의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대규모 생산능력,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공급망,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 비야디, 중국 판매 35% 줄자 해외서 79% 늘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실적은 이런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비야디의 올해 1~7월 중국 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급감했다.
반면 해외 판매는 79% 증가했다. 브라질, 영국이 올해 중국 밖에서 비야디의 가장 큰 단일 국가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다른 중국 업체도 해외시장 확대를 가속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업체의 수출 확대가 장기 성장전략의 성격이 강했다면 내수가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현재는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전략의 성격까지 강해진 것이다.
HSBC는 중국 내수 자동차 수요가 신차 출시가 늘어나는 8월 말부터 9월 사이 안정되고 회복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급격한 ‘V자형’ 회복 가능성은 낮게 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유럽 점유율 3%→16%…이미 일본 추월
중국 자동차의 해외 공세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장 가운데 하나는 유럽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업체의 유럽 승용차시장 점유율은 4년 전 약 3%에서 올해 1분기 16%로 뛰었다.
반면 일본 자동차업체의 점유율은 약 12%로 4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 확대 과정에서 유럽뿐 아니라 한국, 미국 업체의 시장 일부도 잠식된 것으로 등록자료에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기차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욱 크다.
중국 브랜드는 유럽 전기차 출하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일본 자동차업체의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업체의 경쟁력이 단순한 저가 차량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기존 자동차업체에는 부담이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전동화, 배터리, 소프트웨어, 지능형 기능, 공급망 규모, 빠른 신차 개발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고 로이터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 2030년 유럽 전기차 29% 전망…관세 넘어 현지생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시장 확대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30년 중국 브랜드가 유럽 전체 승용차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시장에서는 점유율이 2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관세를 피해 단순 수출에서 현지생산으로 전략도 바꾸고 있다. 유럽에 직접 공장을 건설하거나 기존 생산시설을 이용하면서 현지 공급망 안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는 관세가 중국 업체의 유럽 시장 확대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방향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전했다.
중국 자동차업계의 내수 침체는 역설적으로 해외 경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상반기 중국 내수에서 사라진 230만대의 수요는 일본 전체 신차시장과 맞먹는다. 이 거대한 공급능력이 해외로 이동하면서 오랫동안 세계 자동차 수출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업체가 가장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점유율이 일본의 다섯 배 이상으로 벌어진 만큼 향후 글로벌 자동차 경쟁은 중국의 내수 회복 여부뿐 아니라 남아도는 생산능력이 해외시장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