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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K2·크라프 질주 속 '진짜 주인공'은?… 폴란드, 독자개발 장갑차 '보르수크'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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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K2·크라프 질주 속 '진짜 주인공'은?… 폴란드, 독자개발 장갑차 '보르수크' 첫선

8·15 국군의 날 맞아 역대 최대 열병식…지상장비 300여 대·항공기 60여 대 총집결
수륙양용 도하·35t 중장갑 결합…무인포탑 탑재 생존력 극대
1355대 대규모 도입추진 비상…연간 58대 생산병목 돌파 관건
폴란드 육군의 차세대 주력 수륙양용 보병전투장갑차(IFV) '보르수크(Borsuk)'. 사진=이스트 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육군의 차세대 주력 수륙양용 보병전투장갑차(IFV) '보르수크(Borsuk)'. 사진=이스트 뉴스

8월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비스와 강변 도로(비스워스트라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부 전선의 최전방이자 유럽 재무장의 선봉에 선 폴란드 군의 최신예 기갑 전력들이 육중한 궤도 굉음을 울리며 전진했다. '폴란드 국군의 날'을 맞아 지상 전력 300여 대, 항공기 60여 대, 함정 20여 척이 총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 군사 열병식이다.

한국산 K2 흑표 전차와 K9 차체 기반의 크라프(Krab) 자주포, 하이마스(HIMARS) 다련장로켓, 패트리엇(Patriot) 방공미사일 등이 줄지어 행진했고, 공중에서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후사르(Husarz)'와 AH-64E 아파치 공격헬기가 축하 비행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 열병식에서 군사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의 시선을 가장 집중시킨 주역은 외산 무기가 아닌 폴란드 방위산업의 10년 숙원이 담긴 국산 궤도형 수륙양용 보병전투장갑차(IFV) '보르수크(Borsuk·오소리)'였다.

6년 넘는 ROC 표류 딛고…'도하 능력'과 '방호력' 상충 난제 극복

폴란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을 관통하는 군 구조 개편의 '3대 축'으로 공군의 F-35A, 육군 항공대의 AH-64E 아파치, 그리고 기계화보병의 보르수크를 꼽는다. 보르수크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Huta Stalowa Wola)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2014년 10월 국립연구개발센터(NCBR) 주관으로 개발에 착수한 야심작이다.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당초 2019년 개발 완료, 2021년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군의 작전요구성능(ZTT·ROC) 확정이 6년이나 표류하면서 2020년 2월에야 명확한 요구 조건이 전달됐다. 특히 동유럽의 하천 지형 극복을 위한 '수상 도하 능력(경량화)'과 러시아군 대전차 화기에 맞설 '높은 생존성(중량 증가)'이라는 완전히 상충되는 요구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다.

폴란드 기술진은 '모듈형 장갑'과 '국산 무인 포탑'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기본 중량 28톤 상태에서는 하천 등 장애물을 시속 8㎞(지상 최고 시속 65㎞, 720마력)로 단독 도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반면 도하가 불필요하고 고강도 화력전이 예상되는 작전 환경에서는 모듈형 부가 장갑을 덧대 중량을 최대 35톤까지 늘려 방호력을 극대화하는 ‘가변형 차체’를 완성했다.

화력 역시 차체 내부에 탑승한 승무원이 원격 제어하는 국산 무인 포탑 'ZSSW-30'을 탑재해 승무원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30㎜ 부시마스터(Bushmaster) Mk 44S 기관포와 대전차 유도미사일 스파이크(Spike)-LR을 조합해 강력한 대장갑 타격력을 확보했다.

계열 차체 1355대 도입 청사진…'연간 58대' 생산 병목 돌파가 관건


보르수크는 지난해 12월 초도 물량이 정식 납품되며 본격적인 야전 배치 단계에 돌입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해 3월 체결된 1차 실행 계약(약 65억 7000만 즈워티·111대 규모)을 통해 2029년까지 111대를 인수하고, 유럽연합(EU)의 안보 대출 펀드인 SAFE 프로그램을 활용해 146대를 2차로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폴란드 육군은 보르수크의 공통 모듈형 궤도 차체를 플랫폼 삼아 정찰차(Żuk), 지휘차(Oset), 의무후송차(Gotem), 구난전차(Gekon), 화생방정찰차(Ares) 등 총 1355대에 달하는 방대한 계열화 차량을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생산 속도다. 현재 HSW의 생산 능력은 연간 58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 생산 템포대로라면 1355대전력화에 무려 24년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군사 소식통은 "보르수크는 폴란드 지상군 현대화의 중추이자 K2 전차와 손발을 맞춰 기동군단의 핵심 타격력을 완성할 전력"이라며 "조기 전력화를 위해선 생산 라인 증설과 자금 조달 병목을 얼마나 신속히 해결하느냐가 향후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