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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력기기 vs 갇힌 메모리, AI 인프라 몸값 갈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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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력기기 vs 갇힌 메모리, AI 인프라 몸값 갈린 이유

- 700% 폭등 마이크론 선행 PER 6.4배 그쳐… 원자재 인식 한계
- 랙당 1MW 전력 수요 폭증… 이튼·허벨 등 전력망 밸류에이션 확장
- 비금융 S&P 500 설비투자 1조 8000억 달러 전망 속 한국 수혜 차별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 속에서 하드웨어 공급망 기업들의 시장 평가가 기술 진입장벽과 사업 주기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 속에서 하드웨어 공급망 기업들의 시장 평가가 기술 진입장벽과 사업 주기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 속에서 하드웨어 공급망 기업들의 시장 평가가 기술 진입장벽과 사업 주기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21(현지시각) 인공지능 인프라의 핵심 축인 메모리 반도체와 송배전 전력 설비 제조사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구조적으로 벌어지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병목 현상이 연산 소자에서 전력망으로 이동하면서 한국 반도체 제조사와 변압기 수출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경로에도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700% 급등에도 6배 갇힌 메모리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700% 넘게 올랐고 2026년 들어서만 세 배 이상 상승했다. 주가 급등세와 대조적으로 팩트셋 집계 기준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약 6.4배 수준에 머무른다.
이는 같은 기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평균 선행 주가수익비율인 20.6배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고대역폭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전반을 경기 순환에 종속된 일반 원자재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메모리가 인공지능 전환을 위한 핵심 전략 자산이자 고부가가치 제품이라고 역설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급망 다변화 가능성을 근거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부품을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는 등 대체재 진입 위험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1MW 전력 수요 폭증과 전력망 확장


반면 전력 인프라 장비 업체들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를 해결할 핵심 성장주로 부상했다. 투자은행 베어드는 전력 관리 설비 제조사 이튼과 전력망 연결 기술을 보유한 허벨에 투자의견 매수를 부여했다.

목표주가는 이튼 500달러(694000), 허벨 550달러(763400)로 책정했다. 고집적 서버 랙 전력 요구량이 과거 100킬로와트에서 1메가와트(1000킬로와트)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800볼트 고전압 직류 아키텍처 전환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시장 지표에서도 전력 설비의 상대적 우위가 확인된다. 이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약 28배로 1년 전의 26배에서 올랐다. 허벨 역시 약 22배를 기록해 S&P 500 평균(20)을 웃돌았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비금융 S&P 500 기업의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2021년 약 6500억 달러(9022000억 원)에서 202618000억 달러(24984000억 원)로 증가하고 2029년에는 21000억 달러(29148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가치사슬 분화와 투자 회수 리스크


글로벌 자본시장의 가치평가 분화는 한국 산업 생태계에 상반된 파장을 전달한다. 메모리 가치사슬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 확보에도 불구하고 주기적 단가 하락 위험이라는 구조적 디스카운트 압박을 공유한다. 맞춤형 패키징 기술을 바탕으로 대체 불가능한 지위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판가 협상력이 약화할 위험이 상존한다.

송배전 가치사슬을 이루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한국 전력기기 기업들은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에 힘입어 수주 잔고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데이터센터 인입선 수요가 맞물려 단가 상승세가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다.

핵심 변수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 회수 속도다. 막대한 설비투자가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2027년 이후 데이터센터 인프라 발주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송전망 인허가 지연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본비용 상승 역시 인프라 공급망의 기업가치를 흔들 잠재적 역풍으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