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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16일 금리 올리나…시장 90% 전망에도 ‘동결론’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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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16일 금리 올리나…시장 90% 전망에도 ‘동결론’ 살아있다

로이터 조사 ‘101명 중 86명 0.25%p 인상’ 전망…닷새 전엔 70%가 동결 예상
전직 연은 총재들 “전쟁발 공급충격·한달 물가만 보고 결정 안돼”…워시 선택 주목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6일(이하 현지시각)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은 0.25%포인트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하는 인상 가능성이 85~90%에 이르는데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제학자 101명 가운데 86명이 인상을 전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 안팎에서는 시장의 확신이 지나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물가 상승이 이란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같은 공급충격에서 상당 부분 비롯됐고 불과 며칠 전까지 주요 정책위원들이 동결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실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은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박빙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야후파이낸스는 시장이 이번 주 금리 인상을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전직 연준 고위 인사들과 경제학자들은 동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연준은 15~16일 FOMC를 열고 16일 오후 2시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현재 3.50~3.75%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는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3.75~4.00%가 된다.

◇ 닷새 전 ‘70% 동결’에서 ‘85% 인상’으로 급반전


금리 전망은 불과 며칠 만에 극적으로 뒤집혔다.

로이터가 지난 4~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경제학자 93명 가운데 70%가 9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11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8월 물가지표가 발표된 후 실시된 로이터의 후속 조사에서는 101명 가운데 86명, 약 85%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금융시장도 비슷한 양상이다.

8월 CPI가 발표된 뒤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인상 확률은 85~90%까지 높아졌다. 8월 CPI는 전월보다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연준 내부에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선으로 거론돼온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앞서 “8월 근원물가가 0.2% 오르는 데 그치면 동결을 지지할 수 있지만 물가가 다시 뜨거워지면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월간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0.2% 수준으로 내려와야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지표는 이들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 메스터 “시장 확률 너무 높다”…동결론 여전히 존재


그러나 시장이 반영하는 90% 가까운 확률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부여한 인상 확률이 자신이 판단하는 수준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월러 이사와 윌리엄스 총재가 최근까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도 “최신 CPI 이후 동결에 대한 확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동결 가능성이 인상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포즌 소장은 연준이 마지막 순간 발표된 한 달치 지표 하나를 근거로 결정을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가지표는 과거 상황을 반영하고 변동성이 큰 만큼 여러 달의 추세를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월러와 윌리엄스가 최근까지의 비둘기파적 입장을 갑자기 뒤집어 인상을 지지해야만 명확한 다수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전쟁발 물가라면 인상 서두를 필요 없다”


에스더 조지 전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몇 차례 회의 이후 연준 정책위원들의 중심적인 판단을 바꿀 만큼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이 이란 전쟁과 같은 공급충격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속’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금이 아직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동결론의 근거다.

공급충격이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좀 더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전 총재는 한 달치 수치보다 3개월, 6개월, 12개월의 물가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물가 상승이 새로운 국내 수요 압력 때문이 아니라 국제유가와 전쟁 같은 외부 요인에서 비롯됐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제한적이다.

◇ 반대로 동결하면 ‘연준 신뢰’ 흔들릴 위험


그럼에도 인상론의 무게가 커진 이유도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서 6월과 7월 물가지표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한 하락경로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여건 역시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8월 CPI마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만큼 연준이 행동하지 않으면 워시 의장의 물가안정 의지 자체가 의심받을 수 있다.

로이터 최신 조사에서도 경제학자 다수가 바로 이 점을 들어 인상으로 전망을 바꿨다.

향후 금리경로에 답한 70명 가운데 37명은 내년 3월 말까지 적어도 한 차례 추가 인상까지 예상했다.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빠르게 인상 쪽으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도이체방크 등이 9월 0.25%포인트 인상을 기본 전망으로 제시하고 있다.

메스터 전 총재 역시 연준이 현재 금리를 동결한다면 현재의 기준금리가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릴 만큼 충분히 높은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씩 약 세 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트럼프 압박까지 겹쳐…동결해도 정치적 논란


이번 결정에는 통화정책 외의 변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미국의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지만 경제지표와 무관하게 미국의 차입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낮아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연준이 동결하더라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포즌 소장은 경제만 놓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연준 지도부가 중앙은행이라는 제도의 신뢰와 독립성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중간선거 이후인 12월로 미루는 것이 정치적 충돌을 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메스터 전 총재는 정치가 FOMC 회의실 내부의 정책 논의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이 동결할 경우 외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블룸버그 역시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동결하면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 동결한다면 워시의 설명 부담 더 커져


이번 회의에서는 결정 자체만큼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시는 취임 이후 연준이 향후 정책경로를 미리 약속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최근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도 제한적인 설명만 내놓았다.

그러나 조지 전 총재는 이제 그런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리를 동결한다면 워시가 잭슨홀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열어둔 발언과 이번 결정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이 어떤 경제상황에서 인상이나 동결을 선택할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정책 판단 기준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결은 사실상 연말까지 기다리면서 지정학적 충돌과 관세에 따른 물가 충격이 진정되는지를 지켜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인상할 경우 시장의 관심은 곧바로 ‘한 번으로 끝날 것인가’로 옮겨갈 전망이다.

◇ 점도표도 변수…워시는 참여하지 않아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분기별 경제전망과 함께 정책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도 공개한다.

다만 워시 의장은 점도표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며 자신의 금리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조지 전 총재는 다른 정책위원들의 점도표가 공격적인 연속 인상을 예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매파 성향 인사들도 연준이 심각하게 뒤처져 있어 급격히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신호까지는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두 차례의 0.25%포인트 인상으로 정책을 좀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되돌리는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FOMC를 앞둔 상황은 숫자만 보면 단순하다.

시장에서는 인상 가능성이 90%에 육박하고 경제학자 101명 가운데 86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다.

그러나 불과 닷새 전에는 경제학자의 70%가 동결을 전망했다.

전쟁발 공급충격과 임금 흐름, 연준 내부의 기존 입장,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까지 고려하면 16일 결정은 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만큼 이미 끝난 승부는 아니다.

이번 회의는 워시 취임 이후 첫 금리 인상이 될지 여부뿐 아니라 연준이 최근의 물가 상승을 새로운 인플레이션 가속으로 판단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공급충격으로 보고 시간을 더 줄 것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