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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씰 08’, 5분에 471㎞ 충전…주행보조는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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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씰 08’, 5분에 471㎞ 충전…주행보조는 ‘미완’

9분여 만에 배터리 16→97%…실제 주행거리는 표시치에 못 미쳐
‘갓스 아이’ 고속도로선 안정적…복잡한 도로에선 갑작스러운 해제·오판
비야디 씰 08(Seal 08).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 씰 08(Seal 08). 사진=비야디

중국 비야디의 신형 플래그십 전기 세단 ‘씰 08’이 초급속 충전에서는 강력한 성능을 입증했지만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에서는 개선할 여지를 드러냈다.

비야디 전용 플래시 충전소에서 5분 만에 차량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가 471㎞ 늘었고 배터리를 16%에서 97%까지 충전하는 데 걸린 시간도 9분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반면 비야디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갓스 아이(God's Eye)’는 고속도로와 차선이 명확한 도심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했지만 복잡한 상황에서는 갑자기 기능이 해제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진이 씰 08을 직접 시승한 결과 이 같은 장단점이 확인됐다고 14일 보도했다.

◇5분 충전에 주행거리 471㎞ 늘어

충전 성능은 블룸버그의 평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비야디 전용 플래시 충전소에서 충전을 시작하자 차량 화면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불과 5분 만에 471㎞ 늘어났다.

전체 충전 시간은 9분을 조금 넘었으며 이 시간 동안 배터리 잔량은 16%에서 97%까지 올라갔다.

휘발유 차량이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는 시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운영되는 테슬라의 최신 슈퍼차저가 15분 충전으로 최대 250㎞의 주행거리를 추가하는 것과 비교했다.

이 같은 급속충전 기술은 비야디가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고객을 끌어들이며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다만 플래시 충전소가 현재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비야디는 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플래시 충전소를 확대하고 있지만 규제가 까다로운 지역에서는 충전망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표시 785㎞지만 실제론 550~580㎞

실제 주행거리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블룸버그 취재팀이 시승한 씰 08의 가격은 23만9900위안(약 4809만원)으로 표시 주행거리는 785㎞다.

그러나 상하이의 좁은 골목과 혼잡한 도심 도로, 다차선 고속도로를 8시간 넘게 운전한 결과 예상 주행거리는 약 550~580㎞ 수준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시승차가 듀얼모터 사륜구동 고성능 모델인 만큼 전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본형은 실제 주행거리가 더 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승은 정해진 시험 기준에 따라 진행된 공식 주행거리 검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충전 속도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신형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을 소비자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씰 08은 지난 7월 주문을 받기 시작했지만 현재 고객이 차량을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 전환에 생산 병목

출고 지연의 배경에는 비야디의 배터리 세대교체가 있다.

상하이 소재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크리스 류 선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비야디 생산능력의 약 절반이 지난 3월 공개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현재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야디가 배터리를 포함한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은 그동안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배터리 한 세대 전체를 교체해야 할 때는 공급업체 여러 곳으로 부담을 분산할 수 없어 생산 병목이 회사 내부에 집중되는 단점도 있다고 류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비야디는 올해 말까지 이 같은 병목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갓스 아이’ 평소엔 매끄럽지만 돌발상황서 흔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배터리와 대조적으로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에서는 한계가 드러났다.

씰 08에는 다른 비야디 차량과 마찬가지로 ‘갓스 아이’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탑재됐다.

고속도로와 차선 표시가 명확한 도심 도로에서는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했다.

차선을 부드럽게 변경했고 스쿠터와 보행자를 포함한 주변 교통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했다. 도로변과 지하주차장에서는 자동주차도 신속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도로 환경이 복잡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차선 표시가 불분명한 도로에서 시스템이 예고 없이 해제됐고 때로는 옆 차로에 적용되는 제한속도를 따라가기도 했다.

한 차례는 우회전 전용 차로에서 좌회전을 시도했다.

혼잡한 교차로에서는 차량이 멈춰 선 뒤 교통경찰이 운전자에게 직접 운전하라고 지시할 때까지 움직이지 못했다.

블룸버그 기자가 가장 우려스럽다고 평가한 상황은 고속도로 진입 과정에서 발생했다.

씰 08이 진입 차로에서 고속도로로 공격적으로 끼어든 뒤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사과 메시지를 표시하면서 운전대를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시스템이 사과하는 기능보다 애초에 상황에 더 적절히 대응하거나 운전자에게 더 일찍 제어권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함투성이 의미는 아냐”…통제된 시험도 아니어

다만 블룸버그는 이번 시승에서 나타난 사례만으로 갓스 아이 전체가 결함이 있는 시스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첨단 운전자 보조 제품은 여전히 한계를 갖고 있고 미국에서도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당국의 안전성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시승 역시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실시한 통제된 성능시험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는 갓스 아이가 매우 능숙하게 작동하다가도 갑자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씰 08의 시승 결과는 비야디가 전기차 경쟁의 두 축에서 서로 다른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보여줬다.

초급속 충전과 배터리 기술에서는 눈에 띄는 성능을 구현했지만 운전자 보조 소프트웨어에서는 하드웨어만큼의 완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평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