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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푼 채 분석 필요 없다"… 키옥시아 벤처 '이모션X', 완전동형암호 클라우드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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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푼 채 분석 필요 없다"… 키옥시아 벤처 '이모션X', 완전동형암호 클라우드 상용화

키옥시아 사내 벤처 '이모션X', 암호화 데이터 원형 연산하는 차세대 클라우드 서비스 연내 출시
방위·금융 등 초민감 기밀 분야 겨냥… 데이터 유출 없는 '안전한 다자 계산(SMPC)' 구현
내년 홋카이도 이시카리에 전용 서버망 구축해 연산 50배 확장… 키오시아 메모리 수요 견인 기대
‘이모션X’가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암호 해독)하지 않고도 그대로 분석·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이모션X이미지 확대보기
‘이모션X’가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암호 해독)하지 않고도 그대로 분석·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이모션X

인공지능(AI) 고도화와 클라우드 전환 속에서 기업의 핵심 기밀과 국가 안보 데이터 유출 위험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대기업 키옥시아 홀딩스(Kioxia Holdings)의 사내 벤처에서 출발한 보안 스타트업 ‘이모션X(EmotionX)’가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암호 해독)하지 않고도 그대로 분석·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다.

‘암호학의 성배’로 불리는 완전동형암호(Fully Homomorphic Encryption·FHE) 기술을 상용 클라우드에 전면 적용함으로써, 클라우드 서버가 해킹당하거나 외부 공격에 노출되더라도 원본 평문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혁신적 보안 아키텍처다.

데이터 유출 공포 탓에 협업이 불가능했던 군사 방위산업체와 대형 금융기관 간의 '안전한 다자 계산(SMPC)'을 가능케 할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암호화 연산에 수반되는 막대한 데이터 폭증은 모회사인 키옥시아의 고성능 낸드플래시 및 메모리 칩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9월 1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오치아이 슈헤이 기자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 본사를 둔 이모션X는 올해 말부터 제한된 핵심 고객사를 대상으로 암호화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복호화 없는 '완전동형암호' 클라우드… 방산·금융 기밀 장벽 허문다


기존 클라우드 보안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저장할 때 암호화를 적용하더라도, 이를 인공지능(AI) 모델로 학습시키거나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암호를 풀어 '평문(Plaintext)' 상태로 되돌리는 복호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에 상주하는 평문 데이터가 해커의 침입이나 악의적 내부자에 의해 탈취되는 고질적인 보안 취약점이 존재해 왔다.

이모션X가 제공하는 완전동형암호 기반 서비스는 데이터가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사칙연산과 통계 분석, 기계학습 추론을 수행한 뒤, 그 결과값 역시 암호문 형태로 도출해 낸다.

데이터 소유자만이 자신이 가진 개인키로 최종 결과값만을 확인할 수 있어, 클라우드 운영자조차 고객이 어떤 데이터를 다루는지 전혀 들여다볼 수 없다.
이 기술은 경쟁 관계에 있거나 보안 등급이 엄격한 기관들이 원본 기밀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도 공동 연구와 데이터 통합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한 다자 계산(Secure Multiparty Computation·SMPC)’을 실현한다.

예컨대 복수의 방위산업체가 무기체계 결함 데이터를 기밀 유출 없이 공동 분석하거나, 경쟁 은행들이 금융 사기(FDS) 및 자금세탁 방지 패턴을 프라이버시 침해 없이 통합 추적할 수 있어 방산과 금융 부문이 최대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이시카리 데이터센터에 전용망… 연산 인프라 '50배' 확장


이모션X는 상용화 로드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말 선별된 방산 및 금융 고객을 대상으로 파일럿 서비스를 시작한 뒤, 내년에는 일본 북부 홋카이도 이시카리(石狩)의 데이터센터에 자체 전용 서버 클러스터를 대대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완전동형암호는 높은 보안성 대신 방대한 연산 오버헤드(부하)를 요구하는 만큼, 이시카리 기지에 구축될 신규 전용 인프라는 현행 대비 연산 처리 용량을 무려 50배 이상 비약적으로 확장하게 된다.

기후가 서늘해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홋카이도 거점을 활용해 대규모 암호화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키옥시아 사내 R&D서 스핀오프… '암호화 메모리 수요' 선순환 시너지


이모션X는 지난 2025년 6월 키옥시아의 사내 벤처 연구개발(R&D)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출범해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3월 이모션X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핵심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가 키옥시아의 본업인 플래시 메모리 사업에 상당한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완전동형암호 기술로 암호화된 데이터는 노이즈 삽입과 다항식 변환을 거치면서 일반 평문 데이터에 비해 전송과 저장 용량이 수백 배에서 수천 배까지 폭증하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동형암호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암호문을 초고속으로 읽고 쓰기 위한 고용량·고성능 엔터프라이즈 SSD 및 낸드플래시 메모리 칩 수요가 동반 폭발하게 된다.

키옥시아가 단순 칩 공급사에 머물지 않고 사내 벤처를 통해 소프트웨어 보안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자사 하드웨어 메모리의 신규 수요를 직접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이모션X의 완전동형암호 클라우드 출격은, 향후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제와 기밀 유출 위험으로 클라우드 및 AI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방위·금융 등 고위험 산업군이 암호화 상태 연산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결정적 계기’인 동시에 ‘동형암호의 폭발적인 데이터 처리 요구량을 지렛대 삼아 차세대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키옥시아의 영리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연계 전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