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미 며칠 앞두고 뉴욕 JP모건 본사서 고위급 경제 회담… 베선트·그리어-허리펑 담판
비민감 소비재·농산물·에너지 등 300억 달러 한도 관세 인하 대상 '비민감 품목 리스트' 조율
AI 위험 통보 메커니즘 구축 추진… '모델 증류' 기술 탈취 공방 속 정상회담 군불 때기
비민감 소비재·농산물·에너지 등 300억 달러 한도 관세 인하 대상 '비민감 품목 리스트' 조율
AI 위험 통보 메커니즘 구축 추진… '모델 증류' 기술 탈취 공방 속 정상회담 군불 때기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미·중 양국이 뉴욕에서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공식 '인공지능(AI) 대화 채널'을 개설하고 양자 무역 기구인 '상무거래소(상무위원회·Board of Trade)'를 전격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의 24일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경제·통상 실무 사령탑들이 사전 정지작업을 완료함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 전쟁과 첨단 기술 갈등이 일단 정상회담을 통한 '전술적 관리' 국면으로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뉴욕 JP모건 본사에서 중국 측 경제 수장인 허리펑(He Lifeng)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성격의 성과 브리핑을 가졌다.
베선트 장관은 "무역과 AI 분야 전반에서 중국 측과 대단히 성공적인 교류를 가졌다"고 밝혔으며, 그리어 대표는 "지난 5월 베이징 회담에서 논의된 상무위원회 및 AI 대화 구상을 구체적인 실행 이니셔티브로 공식 전환시켰다"고 강조했다.
9월 2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워싱턴발 보도에 따르면, 이번 뉴욕 담판은 시진핑 주석의 방미 기간 중 두 정상이 서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합의 패키지의 초석을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비민감 품목' 300억 달러 한도 관세 인하 목록 조율… 대중 수출통제는 제외
이번 회담에서 공식 출범한 미·중 상무거래소는 양국 간 통상 마찰을 흡수할 핵심 제도적 완충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현재 양국 실무진은 추가적인 관세 보복 조치와 별개로 자유롭게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비민감성 품목 리스트'를 최종 확정하기 위해 집중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어 무역대표는 "양국 경제 관계의 실질적 무게추를 유지할 수 있는 임계 질량의 품목을 발굴 중"이라며 "중국 측에서는 일반 소비재와 로우테크(저기술) 제조 품목이, 미국 측에서는 농산물(대두 등), 에너지 제품(LNG 및 원유), 그리고 잠재적으로 의료기기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 APEC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부산 무역 휴전'(일부 관세 인하, 추가 제재 유예, 중국 희토류 수출통제 1년 유예, 미국 대두 구매 및 펜타닐 전구체 단속 패키지)의 정식 연장 발표는 이번 회담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리어 대표는 특히 서방의 핵심 안보 쟁점인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조치는 이번 협상 의제에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첨단 기술 통제는 협상 카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AI 사전 통보 메커니즘 제안… '모델 증류' 도용 공방은 불씨
이번 협상에서 공식 채택된 'AI 대화'는 양국 간 첨단 기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소통 채널로 신설된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양국 간 AI 위험에 대한 '사전 통보 메커니즘'을 제안하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기술적 위협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화 테이블 이면에서는 AI 기술 도용을 둘러싼 신경전이 극에 달해 있다.
베선트 장관은 회담 직전 "중국 모델이 미국 AI 모델의 출력을 학습해 성능을 베끼는 이른바 '모델 증류(Distillation)' 기법은 고상하게 표현한 기술 도둑질에 불과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의 프론티어 모델을 활용해 기술 격차를 급속도로 좁히는 행태를 정조준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모델 증류는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 전반에서 널리 쓰이는 표준적인 훈련 관행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미국은 시스템 통제 불능 등 'AI 안전과 안보 위협'에 집중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글로벌 AI 거버넌스 주도권'으로 의제를 넓히려 해 향후 실무 협상 과정에서 거센 진통이 예상된다.
왕이-루비오 외교 수장 통화… 정상회담 '건설적 전략 안정' 군불
경제 회담과 발맞춰 외교 채널 간의 사전 조율도 긴박하게 전개됐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격 전화 통화를 갖고 정상회담 준비를 최종 점검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왕 부장이 양국 간 평등과 상호 존중의 정신을 강조했다"며 "미·중이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를 발전시키고 세계 평화를 증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에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미·중 양국이 뉴욕에서 도출한 AI 공식 대화와 상무거래소 출범 합의는,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상과 기술 안보 전선에서의 파국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판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비민감 품목 300억 달러 관세 인하와 AI 안전 대화라는 실무적 디딤돌이 마련된 만큼, 24일 백악관에서 마주 앉을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이 무역 휴전 연장과 지정학적 분쟁 중재에서 실질적인 '전술적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