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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주가 20% 넘게 폭락…AI 메모리 호황에도 고점 대비 65%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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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주가 20% 넘게 폭락…AI 메모리 호황에도 고점 대비 65% 추락

분기 매출 378% 급증·데이터센터 매출 61% 증가에도 매도세
민주당 승리로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메모리 업황 정점 논란 확산
샌디스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샌디스크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의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 증가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미국의 11·3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5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20% 넘게 급락했다. 장중 주가는 80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최근 최고가인 2354달러 수준에서 약 65% 하락했다.

6일 미국 금융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샌디스크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 전날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5.52% 하락했고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도 12% 넘게 급락했다.

샌디스크는 최근 주가 급락에도 연초 대비 250% 넘는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까지 연초 대비 상승률이 450%를 웃돌았던 만큼 단기간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매출 378% 급증에도 투자자들은 성장 지속성 의심


샌디스크의 주가 급락은 불과 일주일 전 발표한 사상 최대 실적과 대조를 이룬다.

샌디스크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110억3100만달러(약 1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인 107억달러(약 14조3500억원)를 웃도는 실적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9.51달러(약 6만6400원)로 시장 예상치 46.41달러(약 6만2200원)를 넘어섰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48억200만달러(약 6조4400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61% 급증했다.

샌디스크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뿐 아니라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저장장치에도 사용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빠듯해지고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샌디스크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데이비드 게클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당시 제품 수요가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체 실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샌디스크는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도 122억~126억달러(약 16조3600억~1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현재의 높은 성장률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메모리 산업 특유의 경기순환 구조를 고려할 때 현재의 이익이 업황 정점에서 발생한 실적일 가능성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 7월 초 이후 11월 4일까지 약 47% 하락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높은 가격과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AI 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할 경우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 투자의견 하향…8대 1 주식분할도 반등 효과 제한


샌디스크 주가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뿐 아니라 최근 증권사들의 신중한 전망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폭스어드바이저스는 지난 2일 샌디스크의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웰스파고도 샌디스크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같은 움직임은 샌디스크의 실적이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단기적인 주가 전망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샌디스크는 메모리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고객과 다년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도입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이미 8건의 다년 계약을 확보했다. 장기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해 메모리 업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식분할도 앞두고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달 29일 기존 주식 1주를 8주로 나누는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9일 주주명부 기준일을 거쳐 19일 추가 주식을 지급하고 20일부터 분할된 가격으로 거래할 예정이다.

주식분할은 주당 거래가격을 낮춰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기업의 시가총액이나 기존 주주 지분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실적 호조와 장기 공급계약 확보, 주식분할 발표에도 샌디스크 주가는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장악했으며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승리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면 AI 반도체와 메모리 제품의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기술주 매도세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겹치면서 확대됐다.

샌디스크의 급락은 AI 메모리 수요가 현재 강력하더라도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도와 메모리 가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실적 호조만으로는 주가를 지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