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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납품 ESS 화재→지하수 오염"… 美 넥스트에라, 뉴욕 2개 저장소 '가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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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납품 ESS 화재→지하수 오염"… 美 넥스트에라, 뉴욕 2개 저장소 '가동 중단'

2023년 이스트햄튼 5MW ESS 배터리 화재… 소화약제 분해돼 '영구 화학물질' 침투
지하수서 기준치 3,300배 초단쇄 PFAS 검출… 인근 식수 우물 3곳 폐쇄 조치
서퍽카운티 수도국, 넥스트에라·LG엔솔 상대 연방 소송… 당국 "원인은 배터리 아닌 소화 시스템"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 로고 앞에 풍력, 태양광 패널, 전신주 미니어처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 로고 앞에 풍력, 태양광 패널, 전신주 미니어처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과거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의 여파로 뉴욕주 롱아일랜드 소재 ESS 시설 두 곳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당시 화재로 손상된 배터리 셀은 전체의 0.4%에 불과했으나, 진화 과정에서 살포된 가스 소화약제가 소화수와 반응해 이른바 '영구 화학물질'로 불리는 유해 물질을 생성하고 인근 식수 대수층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킨 사실이 뒤늦게 규명되면서다.

현지 수도 당국이 시설 운영사인 넥스트에라는 물론 배터리를 공급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국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2차전지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셀 0.4% 탔는데… 30시간 소화수 쏟아붓다 지하수 오염


10월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태와트 ESS에 따르면, 넥스트에라는 최근 뉴욕주 서퍽카운티에 위치한 이스트햄튼(East Hampton) ESS 센터와 인근 몬토크(Montauk) ESS 센터의 운영을 중지하고, 두 시설에 구비된 청정가스 소화약제 '노벡(Novec) 1230'을 전량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두 시설은 넥스트에라와 내셔널그리드가 공동 소유한 5MW/40MWh 규모의 저장 시설로,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던 몬토크 시설까지 멈춰 선 것은 해당 부지가 홍수 취약 지역이자 지역 주민의 유일한 식수원 상부에 자리 잡고 있어 동일 약제 사용에 따른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23년 5월 31일 이스트햄튼 센터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사고다.

당시 시설 내 18만 개 셀 중 672개에 불이 붙자, 현장에서는 재발화를 막기 위해 노벡 1230 무수 가스 소화 설비와 주수 시스템, 비상 스프링클러가 동시 가동됐다. 화재 진압을 위해 스프링클러는 약 30시간 동안 쉬지 않고 작동하며 220만 갤런(약 8,300t)에 달하는 방대한 소화수를 방출했다.

불길은 잡혔으나, 4,900파운드(약 2.2t) 규모로 방출된 노벡 1230 가스와 화학 잔류물이 쏟아진 소화수와 뒤섞여 외부 토양으로 유출됐다.

이 오염수는 지하수맥을 타고 760m 떨어진 공공 식수 공급 우물 지대까지 확산됐다. 서퍽카운티 수도국(SCWA)의 수질 검사 결과, 해당 지역 지하수에서 초단쇄 과불화화합물(PFAS)의 일종인 'PFPrA(과불화프로피온산)'가 최대 10,000ppb 검출됐다. 이는 뉴욕주 보건부의 식수 판별 기준치(3ppb)를 약 3,300배 웃도는 수치다. 이로 인해 인근 공공 급수 우물 4곳 중 3곳이 즉각 폐쇄됐다.

서퍽카운티, 넥스트에라·LG엔솔 상대 소송… "소화약제 분해가 핵심 원인"


오염 사태가 불거지자 서퍽카운티 수도국은 뉴욕 동부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시설 소유주인 넥스트에라(법인명: East Hampton Energy Storage Center LLC)와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을 피고로 지목해 정화 비용 배상과 복구 대책을 청구했다.

해당 시설에는 LG가 제조·공급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셀이 장착되어 있었다. 수도국 측은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발생과 오염수 확산 방지 미흡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 관청인 뉴욕주 환경보전부(DEC)의 공식 조사 결과는 배터리 제조사 측에 방어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

DEC는 현장 토양 및 지하수 분석 결과 납·코발트 등 배터리 유래 중금속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만다 레프턴(Amanda Lefton) 전임 DEC 위원장 등이 이끈 당국 조사팀은 "이번 PFPrA 오염의 근본 원인은 배터리 자체의 소재가 아니라, 진화에 사용된 소화 시스템과 소화약제(노벡 1230)의 화학적 분해 및 유출에 있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소방 배관과 방호벽 등 부대시설이 대량의 방류 폐수를 온전히 격리·수거하지 못해 지하수로 스며들게 한 것이 직접적인 환경 오염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불만 끄면 끝 아니다"… 소화 폐수 '2차 오염 사슬' 경종

미국 내에서만 5.67GW의 배터리 ESS를 굴리는 업계 1위 넥스트에라의 이번 가동 중단 사태는 글로벌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업계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규제 기관과 배터리사들은 열폭주 차단, 외장 불연성 강화, 가스 배출(오프가스) 모니터링 등 '화재 진압과 폭발 방지'에만 안전 기준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완벽하게 불을 껐다 하더라도 '소화약제 분해 → 소화 폐수 유출 → 지하수·토양 침투'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2차 환경 오염 사슬'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소화약제로 쓰인 3M의 노벡 1230(FK-5-1-12)은 전기 절연성이 뛰어나고 물을 쓰지 않아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ESS 컨테이너의 표준 소화 설비로 널리 채택돼 왔다.

하지만 고열 환경에서 물과 장시간 접촉할 경우 영구 잔류성 화학물질로 변형될 수 있다는 취약점이 드러났다.3M이 2025년 말을 목표로 PFAS 화합물 생산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글로벌 ESS 시장의 소화약제 대체재 확보와 친환경 방재 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 단위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북미 ESS 시장에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배터리 3사(LG엔솔·삼성SDI·SK온)의 수주 경쟁력 역시 셀 안전성을 넘어 폐수 차집 시설, 친환경 소화약제 설계, 전 생애주기 환경 리스크 관리 역량과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