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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원유 공급 불안 확산…미국·독일 비축유 방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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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원유 공급 불안 확산…미국·독일 비축유 방출 대응

후티 사우디 공격·UAE 해상 기름 유출에 유가 6개월 만에 최고
브렌트유 116.72달러·WTI 103.27달러…호르무즈 해협 운송 위협 지속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 연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다른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18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 연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다른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불안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 공격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해역에서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전략비축유를 활용한 공급 대응에 나섰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해상 운송 위험과 일부 산유국의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원유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과 UAE 해역의 기름 유출 사고가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하면서 23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3달러(약 4000원) 이상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3.55달러(약 4710원), 즉 3.14%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약 15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29일 이후 최고 마감가격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3.80달러(약 5040원), 즉 3.8% 상승한 배럴당 103.27달러(약 13만7000원)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브렌트유가 6%, WTI가 2.3% 상승했다.

◇후티 반군 사우디 공격 확대…UAE 해역 유조선 기름 유출


이번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동 지역 에너지 시설과 원유 운송로를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지목된다.

금융서비스업체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자산전략가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에너지 기반시설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서 잇따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 간 충돌도 격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22일 바레인 인근 걸프 해안의 다란 본사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UAE에서는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해상에서 발견됐다.

UAE 기후변화환경부는 움알쿠와인 해안에서 유조선의 기름 유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유출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사고에 연루된 유조선의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일에는 UAE 알자지라 서쪽 약 24㎞ 해상에서 초대형 유조선 '젬 넘버2'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중동의 주요 원유 운송로를 통과하는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해상운송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 증가…원유 운송 불안 지속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은 세계 에너지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운송량이 늘었지만 선박 공격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 원유시장 분석업체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사장은 "시장은 지난주 증가한 유조선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늘었지만 이러한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부터 세계 해상 안보 사건을 추적해 온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의 집계에 따르면 이달은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상선 공격이 가장 많이 발생한 달로 기록됐다.

홍해 입구의 주요 해상운송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방향으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예멘의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후티 반군 사이의 교전이 격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이란과의 전쟁을 신속히 끝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분쟁이 점진적으로 마무리되도록 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미국 비축유 40만 배럴 긴급 교환 승인…독일도 방출 추진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전략비축유 활용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있는 필립스66 정유시설의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해 전략비축유에서 최대 40만 배럴을 긴급 교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는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자 전략비축유를 활용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전 행정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독일 역시 전략비축유 방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독일의 국가 석유비축기관인 EBV는 전략비축유에서 경유와 난방유, 원유를 판매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이는 이달 초 주요 7개국(G7)이 미국의 압박 속에 전략비축유 방출에 합의한 이후 독일이 처음으로 추진하는 방출 조치다.

◇리비아 원유 생산 감소…러시아산 경유 미국행


중동 이외 지역에서도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최고경영자는 2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하마다와 타하라 유전에서 자위야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의 밸브가 차단되면서 두 유전의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와 미국이 수출 합의에 도달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이 미국 뉴욕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선박 추적 자료에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러시아와의 수출 합의를 발표했다.

미국의 원유·천연가스 시추 활동은 최근 2주 연속 변화가 없었다.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의 석유·가스 시추기 수는 총 603대로 전주와 동일했다.

시추기 수는 향후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가늠하는 선행지표 가운데 하나다.

중동의 군사적 충돌과 해상운송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독일의 전략비축유 활용, 리비아의 생산 차질 등 세계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잇따라 부각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