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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AI 데이터센터에 최대 5000억달러 베팅…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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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AI 데이터센터에 최대 5000억달러 베팅…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승부수

내년 10GW 건설 구상…미국 전체 신규 용량 전망치의 최대 40%
컴퓨팅 임대로 투자금 회수 노려…최대 2256조원 보상도 걸려
일론 머스크의 실루엣과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의 실루엣과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경영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최대 5000억달러(약 663조4500억원)를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와 우주사업, 로봇을 아우르는 초대형 기업을 구축해 AI 컴퓨팅 인프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막대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회수하려면 AI 연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컴퓨팅 자원 임대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머스크의 장기 사업 구상이 실현될 경우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투자 부담과 사업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가 추진하는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이 사실상 AI 인프라 시장의 미래에 대한 초대형 투자이며 기술적 장벽과 자금 조달 부담이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내년 데이터센터 10GW 건설…최대 663조원 필요


머스크가 제시한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는 AI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확충이다.

FT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내년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 목표를 10기가와트(GW)로 높여 제시했다.

이는 내년 기준 미국 전체의 신규 AI 데이터센터 용량이 25~50GW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다.

머스크의 목표가 실현된다면 미국에서 새로 건설되는 AI 데이터센터 용량의 20~40%에 해당하는 수준을 단일 기업이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 수치는 머스크가 제시한 건설 목표와 미국 전체 시장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것으로 실제 건설이 확정된 물량은 아니다.

자금 부담도 막대하다.

FT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통상 1GW당 약 500억달러(약 66조3450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 기준으로 10GW를 건설하면 전체 투자액은 5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딥워터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투자자는 “내년에는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전에 막대한 투자비가 먼저 투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FT는 AI 컴퓨팅 수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가할 경우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스페이스X를 주요 AI 인프라 공급업체로 성장시킬 수 있지만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연산 능력 임대가 핵심 수익원…가격 상승에 베팅


머스크가 구상하는 AI 사업의 핵심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한 뒤 다른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것이다.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공급하고 사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다른 계약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고객과 여러 해에 걸친 장기 계약을 맺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스페이스X는 비교적 짧은 주기로 임대조건을 다시 정하는 계약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AI 컴퓨팅 자원의 임대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스페이스X에 유리할 수 있다.

기존에 구축한 데이터센터의 연산 능력을 더 높은 가격으로 다시 임대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경영진은 최근 체결한 일부 계약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1년 이내에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익성이 유지된다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다시 신규 시설 건설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FT는 기업들의 AI 도입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와 임대가격이 모두 압박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기업재무학 교수는 “AI 컴퓨팅 자원 공급 사업이 앞으로 AI 산업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스페이스X가 대규모 연산 자원 공급능력을 확보한다면 AI 산업의 다음 성장 단계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스페이스X 통합으로 AI 사업 확대 구상


머스크가 추진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도 이러한 AI 인프라 투자 구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두 기업의 합산 시장가치는 약 3조5000억달러(약 4644조1500억원)에 이른다.

합병이 성사되면 전기차와 로봇, 우주 발사체, 위성통신,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초대형 상장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완료했으며 앞서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합병해 AI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되면 두 회사가 추진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사업 등 공동 투자를 확대하기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 합병 찬성 측의 주장이다.

머스크는 AI와 로봇, 자율주행 기술이 서로 연결된 사업이라고 보고 있으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도 통합 기업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FT는 여러 사업을 하나로 묶는 것이 반드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복합기업은 사업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경영진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자금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과 로봇 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스페이스X와 합병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머스크 잠재 보상 최대 2256조원…실현 여부는 불확실


합병 과정에서는 머스크 개인의 지배력과 성과보상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FT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을 통해 약 85%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지분율은 약 20%다.

스페이스X가 신주를 발행해 테슬라를 인수하는 형태로 합병이 이뤄질 경우 머스크가 통합 기업의 과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의 잠재적인 성과보상 규모도 커질 수 있다.

그는 현재 스페이스X 관련 최대 5500억달러(약 729조7950억원), 과거 xAI 사업과 관련된 최대 1500억달러(약 199조350억원)의 성과보상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의 최대 1조달러(약 1326조9000억원) 규모 주식보상 계획까지 합쳐지면 잠재 보상 규모는 약 1조7000억달러(약 2255조73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이는 각 사업에서 정해진 성과 목표를 달성하고 보상 계획이 합병 이후에도 유지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최대치다.

실제 지급이 확정됐거나 머스크가 해당 금액을 이미 확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합병 승인·자금 조달·AI 수요가 주요 변수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 이사회는 각각 독립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해당 위원회의 논의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합병이 진행되려면 독립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테슬라 주주들의 승인과 각국 규제당국의 심사도 받아야 한다.

FT는 합병 과정의 법적·경영상 장애물뿐 아니라 대규모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1GW를 넘는 전력을 사용하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완공했으며 AI 컴퓨팅 인프라 공급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연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자체 AI 모델의 훈련 일정도 일부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머스크가 그동안 우주 발사체 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기술적 성과를 거뒀지만 자율주행과 신차 개발에서는 반복적으로 목표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병 구상 역시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머스크가 제시한 데이터센터 건설 목표를 달성하고 컴퓨팅 자원 임대사업에서 충분한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