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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를 아우른 휴머니즘, 이시환의 시문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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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를 아우른 휴머니즘, 이시환의 시문학 읽기

이시환 시인의 『바람 사막 꽃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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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시환 시문학 읽기’ 그 첫 번째 편이 흥미롭다. 『바람 사막 꽃 바다』(신세림출판사)가 출판되어 출시되었다. 책의 ‘일러두기’와 이시환의 ‘자서’에서 이미 언급되었지만 시인의 첫 시집부터 최근 시집까지 모두 심독(心讀)하고서 평문을 쓰고 있는 심종숙 문학평론가의 단행본 출판에 앞서 이 책이 먼저 간행된 것이다.

이 책은, 차례에서 나와 있듯이 전체 400페이지 분량으로 제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 열두 명의 문사(문학평론가, 시인)가 평문에서 언급한 작품 100편의 전문이, 제2장에서는 열두 명의의 19편 평문들이, 제3장에서는 이시환의 자작시 해설 13편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독특한 형식의 이 시집, 평론집, 해설집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책의 제목, 『바람 사막 꽃 바다』에서 바람이 만물의 심장을 뛰게 하는 에너지원이라면, 사막은 생사가 공존하는 유무(有無) 동체(同體)이고, 꽃이 시인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라면, 바다는 그 생명을 담는 우주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시인의 시 전문과 평자들의 평문을 읽으면 이 네 개의 키워드가 시인의 작품세계를 함축해 주고 있는 적절한 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시환 시인이 창작한 시 600여 편 가운데 100여 편이 책의 앞부분에 소개되어 있어서, 이시환 ‘시선집(詩選集)’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데, 다만, 시인 자신이 고른 것이 아니라 문학평론가들이 골랐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니까, 문학평론가들에 의해서 선별된 이시환의 시선집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를 보는 문학평론가들의 눈과 시인의 눈은 다를 수 있다. 이시환 시인이 직접 고른다면 백여 편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작품들로 채워졌을 지도 모른다.
이시환 시인의 시집 내지는 시 작품들을 읽고 쓴 평문을 읽다보면, 평자의 개인적인 문장력과 지력(知力)과 시를 보는 안목과 그 깊이에 차이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일부러 비교해서가 아니라 읽다보면 저절로 비교되어진다. 뿐만 아니라, 시인 자신이 쓴 자작시 해설도 마찬가지이다. 문체가 비교되고, 시를 보고 이해하는 안목도 비교되며, 시를 통해서 추구하는 세계도 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본다.

이 책은 이시환 시문학을 읽는 데에 도움이 되는 첫 번째 자료집이다. 이시환 시인의 평생 키워드는 자연-생명-아름다움이라는 축과 인간-삶-죽음이라는 축, 신(神)이라는 축 등으로 압툭되며, 이들 세 축에 대한 서색이 그의 감각적인 문체와 슴결을 만나 태동된 것이 이시환 시문학의 요체이다. 시와 평문을 짓거나 문장에 관심 있는 열정 문학도들이 공부하는 데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감히 추천한다.
장석용 글로벌 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