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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술 배제한 시진핑 '혁신 초강대국 꿈' 험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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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술 배제한 시진핑 '혁신 초강대국 꿈' 험난 예고

중국은 기술 산업 전반에서 국가 경제의 취약성을 해결해 자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화웨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기술 산업 전반에서 국가 경제의 취약성을 해결해 자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화웨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중국이 지난주 ‘아무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혁신 초강대국이 되겠다’며 핵심 기술 및 산업의 자립을 표방한 경제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 견제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이번 경제 계획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제트 엔진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서 국가 경제의 취약성을 해결해 자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야심찬 ‘IT굴기’ 계획을 세워왔지만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더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경계하게 되면서, 중국의 기술 독립 추진은 새로운 긴급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주 말 발표된 중국의 새로운 5개년 계획은 ‘기술 개발은 단순히 경제개발만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라며 개념을 확대시켰다.

이 계획에서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포함해 연구개발비를 매년 7%씩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내년에 6.8% 인상되는 중국군의 예산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로 냉전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기술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시진핑 집권 하의 공산당 지도부를 긴장시켰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이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더 이상 서구에 기술의 안정적인 공급을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을 굳혔다.

시 주석이 중국의 포부를 밝혔지만 ‘세계 기술의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하기로 했지만 실제 지출은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중국이 고전해온 분야 중 하나는 반도체 칩이다. 중국 기업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대부분을 수입했다. 미국 반도체 리서치회사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반도체 생산은 수백억 달러 투자에도 불구하고 2020년 반도체 수요의 15.9%를 충족시키는 데 그쳤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주 하이엔드 반도체, 운영체제, 컴퓨터 프로세서,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이 새로운 전략은 중국의 이전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캠페인과 유사하다. 2025년까지 중국 제조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의 70%를 자체 조달한다는 것이다. 그 계획은 무역 상대국들을 겁먹게 했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촉발한 한 요인이기도 했다.
미국 지적재산을 겨냥한 중국 정부의 지원 해킹으로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첨단 기술 분야를 포함해 경제적 이익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스파이를 이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한 기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침입은 지난 주말에 발견됐다. 중국 해커들과 잠정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중국의 정책은행인 중국개발은행은 전략적 혁신의 핵심인 1000개 이상의 기업을 위해 600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가 지원하는 새로운 반도체 투자 펀드를 위해 300억 달러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중국공학원 관계자인 니 광난은 역사적으로 컴퓨팅을 지배해온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의 통합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중국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또한 미래의 금수 조치에 대해 억지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 기술도 강조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빠져나간 미국 회사들의 자리를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미국이 중국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음에도 SMIC와 장비 공급 계약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차단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의 화해는 물건너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바이든이 시 주석과 처음 나눈 대화는 약 2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백악관에 따르면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다.

바이든은 기술 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 투자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함께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중국은 우리의 점심을 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