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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규모 퇴사 사태 배경에 '창업열풍'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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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규모 퇴사 사태 배경에 '창업열풍'도 한몫

지난 8월 美 직장인 400만명 퇴사…고용시장에 지각변동
중소기업 제품 평가사이트 디지털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직장인의 창업 열풍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디지털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중소기업 제품 평가사이트 디지털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직장인의 창업 열풍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디지털닷컴
지난 8월 무려 400만명이 넘는 미국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는 전례 없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대규모 퇴사 사태’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여러 가지 배경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많은 직장인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 고용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안그래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할만한 흐름이다.

◇퇴사자 3분의 1 “창업하려 그만뒀다”


야후뉴스는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퇴사자의 3분의 1가량이 스타트업 창업을 계획하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소기업 제품 평가사이트 디지털닷컴이 최근 6개월 사이에 퇴사한 18세 이상 미국 직장인 1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를 분석해 지난 9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32%가 창업에 도전하기 위해 퇴사했다고 답했다.

더 나은 처우를 위해 그만뒀다는 비율이 44%로 가장 높았고 ‘건강을 더 챙기기 위해서’가 42%, ‘열정을 바쳐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가 41%, ‘완전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서’가 37% 등으로 나타나 다양한 원인이나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적어도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퇴사 사퇴를 일으킨 압도적인 배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다만 ‘창업을 하기 위해서’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그만뒀다는 직장인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기업이 채용을 좌우할 수 있는 전통적인 고용시장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인력이 그만큼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PNC 파이낸셜서비스그룹의 거스 파우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야후뉴스와 인터뷰에서 “실용적인 이유가 됐든 직장관이 바뀌었든 직장생활의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든 고용시장의 지형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 확인된 퇴사자들이 지금 창업에 나선 이유들. 사진=디지털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이번 조사에 확인된 퇴사자들이 지금 창업에 나선 이유들. 사진=디지털닷컴

◇창업에 나서는 이유


창업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2%가 ‘기업에 속한 직원이 아니라 내 자신의 사업을 이끌기 위해서’라고 답해 으뜸을 차지했다.

‘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60%로 2위를 차지했고 ‘내가 속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가 52%, ‘재산을 모으기 위해서’가 51%, ‘지역사회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42%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고 난 상황에서 창업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코로나 사태 동안 창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 59%가 ‘코로나 사태로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역대급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 덕분에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는 응답도 43%나 됐다.

창업으로 목표를 바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컴퓨터업을 비롯한 IT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에 도전한 응답자의 12%가 이 분야를 선택했다. 소매업이 10%로 2위, 노약자 등을 위한 돌봄서비스가 9%로 3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금융업을 비롯한 비즈니스업, 의료보건업, 제조업, 접객업, 미디어업, 홍보마케팅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남성 창업율이 높아

한편, 퇴사자 가운데 창업에 나선 직장인을 성별로 따져본 결과 남성이 36%로 나타나 27%를 기록한 여성보다 창업에 도전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퇴사전 연봉 수준도 창업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퇴사자의 42%는 퇴사전 연봉이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 이상이었다고 밝힌데 비해 27%는 5만달러(약 6000만원) 이하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연봉이 높을수록 창업에 도전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뜻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