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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할부금리 5%대로 하락…핀테크 vs 카드·캐피털 '어디가 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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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할부금리 5%대로 하락…핀테크 vs 카드·캐피털 '어디가 쌀까'

토스, 카카오페이 등 대거 가세…경쟁 치열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권 시장의 안정화로 자동차 할부 금리가 5%대로 하락하면서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 카드·캐피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동차 할부금융에 토스·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사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토스·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말 자동차 카드결제 혜택을 비교할 수 있는 '신차 사고 캐시백 받기' 서비스를 기존 일시불에서 할부 영역까지 넓혔다.

토스는 이달 말 신차 카드 할부 비교 서비스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출비교 플랫폼인 핀다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핀테크 업계 처음으로 자동차 리스 및 렌트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캐피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핀테크 기업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한때 10%대에 육박했던 자동차 할부금리가 채권 시장의 안정화로 올해 들어 5%대로 떨어지면서 경쟁력이 높아져서다.
실제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2017년 27조265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40조7208억원으로 50.67%나 증가했다.

이에 시장성을 본 핀테크사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하반기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업권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넓어지고 할부 수수료가 인하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캐피털사와 카드사들은 핀테크 기업의 진출을 편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자동차 금융 시장은 중고차 시장을 캐피털사들이, 신차 시장을 카드사들이 양분하고 있는데 핀테크사의 참여로 경쟁이 격화되면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최근 업황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되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눈을 돌려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카드사들이 부족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한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가 자동차 할부금융인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경쟁 상대의 등장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또한 카드사들은 핀테크사들의 이전 행보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핀테크사들은 과거 초기에는 가격할인 등을 통해서 소비자를 유치했다가 어느 정도 고객 확보가 이루어졌을 때에는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취해왔다는 설명이다. 핀테크는 아무래도 전자금융업자이다 보니 금융사에 비해 소비자들을 위한 공익적인 측면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할부금융 수익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부가혜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하나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핀테크사의 공세가 이어지자 자동차 금융의 강자인 캐피털사와 카드사는 점유율 수성을 위해 할부금리를 낮추고 초저금리 프로모션을 실행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수요가 많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K3, 코나의 신차 할부금리를 2~3%대로 대폭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할부금리 인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신한·삼성·우리·롯데·하나카드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최저금리는 디 올 뉴 그랜저·36개월 할부·현금구매비율 30%' 기준 5.4~6.3%에 형성돼 있다. 캐피털사의 경우 현대캐피탈 5.4%, 롯데캐피탈 6.6%, KB캐피탈 6.4% 수준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