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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30)] 음악과 소음을 전략적으로 영입한 오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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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30)] 음악과 소음을 전략적으로 영입한 오르간

조셉 빌스마이어 감독의 '브라더 오브 슬립'(1995).이미지 확대보기
조셉 빌스마이어 감독의 '브라더 오브 슬립'(1995).
음악은 인간의 내면적 감정의 상징이다. 악기는 그 수단으로 사용된다.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와 세자르 프랑크(Cesar Franck:1822~1890)같은 위대한 음악가는 작곡가로서 오르간에 그의 전 생애를 보냈다.

많은 음악가들이 접촉할 수 없었던 오르간 음악은 사실상 조락의 가을처럼 소수의 음악가로 인해 명맥을 이어왔다. 대조적으로 18C 이후 유럽은 오르간 제작이 왕성하여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우수한 제작자가 쏟아졌다.
프랑스의 독특한 오르간과 스페인의 기술적인 오르간의 출현에 맞서 19C 말 전기와 기계 도입으로 성능이 좋은 오르간의 발전을 이룬다. 파이프오르간의 이런 배경 속에 하몬드 오르간의 출현은 오르간 애호가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참신한 음색을 만들기 위해 연주자는 드로바(Drawbar: 또는 스톱(Stop)의 색상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이롭다. 기본적으로 첫 번 흰색 스톱은 기본음을 나타내고 그 외 모든 흰색 스톱은 옥타브 음정 또는 기본음의 배음이다.

처음에 기본 스톱만 연주하고 다음엔 하나씩 순서대로 흰색 스톱은 더하면 모든 옥타브가 같은 음정을 더해간다. 멋진 음색의 광채는 흰색 스톱이 증가하면서 배가된다. 이때 더해진 화성은 반드시 협화음이어야 한다.

하몬드 오르간에서 검정 스톱은 불협화음인데 풍부한 음색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불협화음의 화성이 비음악적인 것은 아니다. 많은 오르간과 관현악적인 울림 안에서 변주된 도(degree)들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호른의 풍부함과 아름다운 음색이나 자극적인 현의 음색, 리드의 화려함들은 그들 특성들의 대부분이 이런 배음(화성)에 의존한다.

하몬드 오르간에서 연주자가 원하는 음악을 스스로 편곡하거나 자신이 음전(=음정) 조절을 만들어 연주할 수 있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전환이 되며 이런 작업들은 연주자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예리한 청각과 이해를 갖게 한다.
오르간에서 스피넷(Spinet)형은 간결하고 정교한 음악적 효과를 내어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창의성을 준다. 초기의 하몬드 오르간은 그 모양이 파이프 장치가 안된 모형이지만 그 성능은 파이프 오르간에 근접한다.

오르간 설계에 첨가할 요소가 없고 전기를 사용하여 주법상의 난이함을 해소하게 된다. 음악 학도들은 지속적으로 오르간 음악을 전공하고 개발하여 도처에서 하몬드 오르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오르간은 많은 유형이 있어 각기 다른 주법과 성능을 보유 하고 각자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연구와 연주자의 숙달된 훈련으로 오르간이 지닌 간명한 진리를 재시할 수 있고 연주가로서 음악 애호가, 직업인으로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하몬드 오르간은 구하기 쉽고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어디서나 연주가 용이해서 선호도가 크다. 작품의 테마를 적절히 변주하고 음색 선택을 잘하면 무대의 역동성을 끌어낼 수 있다. 조셉 빌스마이어 감독의 <브라더 오브 슬립>(1995)이 그 실례가 된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