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 베트남 공식 대리점 이름 도용해 캄보디아·태국·필리핀까지 범행 확대

이 사기는 소셜미디어에서 삼성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에 파격 할인을 내걸고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인 팩트 크레센도는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삼성 제품을 이용한 피싱 사기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 사기 계정들은 주로 베트남의 공식 삼성 대리점인 '샘센터'의 이름을 도용해 만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샘센터 캄보디아', '샘센터 태국', '샘센터 베트남' 등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삼성 스마트워치와 갤럭시 버즈 등을 최대 90% 싸게 판다고 광고한다. 이들은 각국 언어로 내용을 올려 현지 소비자들을 노린다.
캄보디아를 노린 사기 페이지는 지난해 9월에 만들어졌으며 팔로워 수가 14명에 지나지 않지만, 삼성 공식 페이지인 것처럼 꾸며 소비자들을 속인다. 실제 삼성전자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인증 표시가 있고 1억 6,200만 명이 팔로우한다.
베트남에서는 '샘센터 베트남'이란 이름으로 10개 넘는 가짜 페이스북 페이지가 생겼으며, 이들 모두 삼성 제품을 파격 할인한다고 홍보한다.
실제 베트남 공식 삼성 대리점인 샘센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 회사는 소셜미디어에서 퍼지는 사기성 행사와 전혀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샘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베트남에 약 30개 매장을 운영했으나 최근 5개 매장을 닫았으며, 동남아 다른 나라에는 어떤 매장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기꾼들은 링크 신뢰도를 높이려고 공식 삼성 웹사이트 하위 주소인 것처럼 꾸몄지만, 실제로는 삼성과 전혀 관련 없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캄보디아 내무부 사이버 범죄 방지국은 이런 온라인 사기에 인터넷 사용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보안 교육 플랫폼 '춤룸 디지털'의 디지털 보안 강사 칫 카니카는 "이런 사기 광고는 여러 해 동안 있어 왔으며, 세계적 브랜드 이름을 악용해 순진한 사용자를 꾀는 피싱 공격이다"라고 설명했다.
카니카는 "사용자들은 이런 페이스북 글을 피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지시나 요청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새어나간 개인정보가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금융 사기나 해로운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기는 주로 잘 알려진 세계적 브랜드의 이름, 제품, 이미지, 로고를 훔쳐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이를 통해 사람들을 속여 민감한 개인정보를 내놓게 하거나 가짜 제품 구매를 위한 돈을 내게 한다.
팩트 크레센도는 삼성전자에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물었으나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