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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각변동②] IFRS17 허덕이는 韓 보험사…외국계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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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각변동②] IFRS17 허덕이는 韓 보험사…외국계는 ‘여유’

라이나·메트라이프생명 등 RBC 300% 이상…국내 보험사 크게 제쳐
고금리 저축보험 ‘부메랑’…韓 보험사 올해만 2조 원 이상 자본 확충

국내 보험사들이 새회계기준 도입 이후 자본확충이 활발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보험사들이 새회계기준 도입 이후 자본확충이 활발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새회계기준인 IFRS17·K-ICS(킥스) 도입 이후 자본 확충에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외국계 보험사들은 보장성 상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과거 판매가 성행하던 고금리 저축성 보험으로 인해 부채가 높게 평가돼 포트폴리오 재편에 서두르고 있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들은 이미 ‘보장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저축보험도 팔지 않아 상대적으로 회계제도 변화에 부담이 덜한 편이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라이나생명이 316%로 가장 높고, 메트라이프생명 315%, 비엔피파리바카디프생명 309%, AIA생명 244%, 처브라이프생명, 202% 순으로 국내 생보사를 크게 앞선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을 150%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하나생명(121%)과 KDB생명(80%), 푸본현대생명(6%) 등이 이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생보사 중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KB라이프생명(270%)로 삼성생명(223%)과 신한라이프(214%), 미래에셋생명(209%) 등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경영상태와 보험가입자에 대한 지급능력을 알아보는 핵심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새회계기준 도입 이후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추가적인 자금확충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새회계기준에서 저축보험은 만기 시 고객들에게 모두 환급되는 만큼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사에 건전성에 불리하다. 다만 손보사의 경우 원래부터 보장성 중심의 상품이 많아 회계제도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생보사보다는 덜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총 2조3640억 원을 확충했다. 보험사별로는 교보생명이 지난 5월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업계에서 발행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NH농협생명과 코리안리가 각각 2500억 원, 푸본현대생명(2380억 원), ABL생명(2200억 원), KDB생명(2160억 원), 하나생명(1800억원) 등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7월 6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한화생명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의 경우 푸본현대생명과 ABL생명을 제외하면 자본확충 움직임이 전무하다. 일찍부터 보장성보험 위주 판매전략으로 안정적인 RBC 비율을 관리해 와기 때문이다. 과거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은 종신보험, 라이나생명은 텔레마케팅(TM) 채널을 중심으로 치아보험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종신보험과 달러보험을 핵심 상품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의 경우 과거 저축성 보험 판매가 많아 바뀐 회계기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지만, 외국계의 경우 경영 전략 자체가 보장성 중심이라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새회계기준 제도 하에선 보험부채 중 보험계약마진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높아 보장성 상품이 건전성 관리에 유리하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