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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그룹, 인도 '지 엔터테인먼트' 100억달러 규모 합병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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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그룹, 인도 '지 엔터테인먼트' 100억달러 규모 합병 무산

일본 소니와 인도 지 엔터테인먼트의 인도 현지 미디어 사업 합병이 무산됐다. 양사의 회사 로고 이미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소니와 인도 지 엔터테인먼트의 인도 현지 미디어 사업 합병이 무산됐다. 양사의 회사 로고 이미지. 사진=로이터
일본 소니 그룹이 인도 지 엔터테인먼트(Zee Entertainment)와 추진 중이던 현지 미디어 사업의 합병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날 소니 그룹과 지 엔터테인먼트가 2년 전부터 추진해 오던 100억 달러 규모의 합병 관련 협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니 측은 “합병 협상 종료일의 연장을 위해 선의의 논의를 진행했으나,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협의 기간이 만료됐다”라며 양측의 합병 계약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점을 합병 취소의 이유로 들었다.

소니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합병된 회사를 누가 이끌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서로 갈린 것이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 엔터테인먼트 측은 합병 회사의 대표로 자사의 최고경영자(CEO)인 푸닛 고엔카(Punit Goenka)를 추천했지만, 소니는 그에 대한 시장 규제 조사를 이유로 동의하지 않았다.

소니는 이번 합병 거래를 회사 전망에 반영했기 때문에 합병 계약의 종료가 2024 회계연도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9일 양 사의 합병 추진에 전념하고 있으며,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20일로 마감하는 협상 기한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양 사의 합병 계획은 월트 디즈니와 인도의 미디어 재벌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인도 현지 미디어 사업 합병이 임박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오는 2월로 예정된 디즈니-릴라이언스의 현지법인 합병이 마무리되면 인도 최대 규모의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디즈니의 핫스타 채널과 릴라이언스의 지오시네마 앱은 인도 최고의 인기스포츠이자 5년 중계권료가 2022년 기준 60억200만 달러(약 7조7000억 원)에 달하는 크리켓 경기를 거의 독점 중계하고 있다.

이에 현지 TV 및 스트리밍 방송 업계에서는 소니와 지의 합병이 디즈니-릴라이언스의 연합에 맞설 대안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2년간 끌어온 양 사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의 진출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광고 수익 및 현금 보유량이 감소하고 있는 인도 현지 미디어 업계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특히 이번 합병의 무산으로 지 엔터테인먼트가 특정 크리켓 경기의 TV 방송권 확보를 위해 디즈니와 맺은 4년간 13억~14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무산될 수 있다고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우려했다.

인도 현지 투자기업 엘라라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카란 타우라니는 로이터를 통해 “디지털 혼란을 겪고 있는 인도 시장의 규모 확대와 릴라이언스-디즈니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이 예상된다”라며 “(소니와 지 양사의) 합병 취소는 양측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