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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랑 거래 안 하면 불이익”…대법, ‘코리안리’ 독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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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랑 거래 안 하면 불이익”…대법, ‘코리안리’ 독점 악용

지배적 사업자의 자발적 합의라도 ‘경쟁 제한 효과’ 있다면 법 위반
코리안리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코리안리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코리안리재보험이 시장 독점 지위를 악용해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5일 코리안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심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2018년, 코리안리가 국내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의 진입을 막았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약 78억6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코리안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963년 설립돼 1978년 민영화된 코리안리는 2013~2017년 평균 시장 점유율이 88%에 달할 만큼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재보험사다.
공정위는 코리안리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손해보험사들과 ‘자사와만 거래하라’는 조건의 특약을 맺고, 다른 재보험사와의 거래를 차단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계약에서 벗어나려는 보험사에는 조달청 입찰 컨소시엄 지분 축소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쟁점은 이 특약이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서울고법은 이 특약이 자발적 합의에 따른 것이므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코리안리 손을 일부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지배적 사업자의 자발적 합의라도 경쟁 제한 효과가 있다면 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며 공정위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