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준금리 인하] 한은의 '승부수'...경기 회복 자극될까

공유
0

[기준금리 인하] 한은의 '승부수'...경기 회복 자극될까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한국은행이 침체된 경기를 자극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기준금리 인하 카드가 먹힐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만큼 국내외 경기가 안좋다는 이야기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년째 머물고 있는 기준금리 3.25%에서 0.25%p 내린 3.0%로 전격 인하를 단행했다.
우리 뿐만 아니라 각국이 글로벌 경기 침체 억지 카드로 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유로존의 각국 중앙은행 등이 차례로 금리를 내렸다.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지만 그 결과는 미지수다.

올 1분기 유로화권 17개국의 실질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환산치로 0%, 전년동기에 비해 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007년 1분기를 100으로 한 실질GDP 추이를 보면 2008년 1분기에 108.2로 정점에 오른 후 금융위기 때 롤로코스터 변동폭을 보였다. 올 1분기 98을 기록해 금융위기 전 고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체적으로 작년부터 유로화권의 경기 침체가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경기침체가 심해지자 2008년 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반만에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p씩 인하해 각각 3.25%와 6.31%로 실행했다. 중국의 금리 인하 조치는 외부의 충격에 대비한 여러 나라의 금리 정책과 발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승빈 우리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발 위기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구에서 금리인하 등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기 침체도 문제지만 경제 성장에도 고장이 나 있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과 내수의 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 고용 면에서는 고령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GDP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낮아졌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소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공공요금 인상압력 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시장을 보면, 수도권에서는 매매가격이 약세를 지속하였고 전세가격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에서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오름세가 모두 둔화되었다.

지난 5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7% 증가해 일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경기 동행과 선행지수는 모두 하락했다.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올해 1분기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기가 안좋으니 고용에도 구멍이 생겼다. 8개월동안 40만명을 웃돌던 신규취업자 수는 지난달 30만명대로 내려 앉으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지금까지 통화당국이 보여줬던 정책기조와는 달리 예상치 못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뜩이나 우려되는 가계부채 문제와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도 걱정이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통화당국의 지금까지 정책기조와 달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하로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전환됐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물가불안이나 가계부채 확대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거시정책 운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2%대로 떨어졌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두달째 3.7%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기대 인플레율은 경기 주체들이 과거 1년을 바탕으로 앞으로 1년 뒤 물가상승률을 예상한 수치로 실제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2.6%, 4월 2.5%, 5월 2.5%, 6월 2.2%로 넉달째 하향세다. 기대 인플레율은 3월 3.9%, 4월 3.8%, 5월과 6월 모두 3.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정부당국에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수요는 늘기때문에 부채가 더 쌓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