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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뜨는 'TICKs'(Taiwan, India, China, Korea)가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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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뜨는 'TICKs'(Taiwan, India, China, Korea)가 반가운 이유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TICKs(Taiwan, India, China, Korea)가 주목받고 있다. TICKs는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는 대만, 인도, 중국, 한국의 4개국을 지칭한다. 지난 15년간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중심으로 했던 신흥국 시장이 저물면서 TICKs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시장으로의 재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흥국 경제 성장과 원자재 시장의 강세는 BRICs 시대를 열었다. 2001년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였던 짐 오늘은 ‘BRICs’ 개념을 제시했고,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 브릭스 펀드 규모는 47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브릭스펀드의 운용 규모는 14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신흥국 성장 속도 둔화와 원자재 가격 폭락이 이어지면서 BRICs 중에서 BR(브라질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BRICs에 대한 선호가 줄어들면서 브릭스 펀드의 규모는 빠르게 줄고 있다. 글로벌 펀드시장에서 470억 달러까지 운용됐던 BRICs 펀드 규모는 56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우리나라 펀드 시장에서도 14조원을 넘어섰던 BRICs 펀드순자산이 8286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유, 천연가스, 철광석 등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원자재 가격 약세와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브라질 경제와 러시아 경제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 펀드 시장에서 브릭스 펀드가 포함된 신흥국주식펀드의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22.1%와 -26.9%이다. 같은 기간 해외펀드의 수익률 -14.7%와 -7.7%보다 훨씬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브릭스펀드의 급성장은 우리나라 펀드 시장 확대에 영향을 많이 받은 측면이 있다.

펀드 시장이 발전할수록 국가 배분 등은 운용역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진다. 미국이나 유럽의 투자자들은 자국 펀드에 우선 투자하고 해외 펀드는 글로벌펀드나 이머징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BRICs 용어를 만든 골드만삭스는 작년 규모가 줄어든 브릭스펀드를 이머징펀드로 통합했다.

TICKs의 부각은 이머징펀드 안에서 TICKs 국가의 비중 확대나 아시아(일본 제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펀드 투자의 분산 효과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신흥국 투자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머징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이머징펀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경쟁력이 있는 신흥국 발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TICKs 4개국은 모두 아시아 국가이면서 IT기술이 강한 국가이다. 이머징펀드에서 4개국의 평균 투자 비중은 2012년 말 35%에서 2015년 말 50%로 크게 증가했다. 불과 3년 만에 평균 투자 비중이 15%가 늘어난 점은 매우 놀라운 변화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의 투자 비중은 같은 시기 22%에서 11%로 절반 수준이 됐다.
원자재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이머징펀드에서 두 국가의 비중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브라질에 대한 리스크는 더 높아질 수 있다.

TICKs 4개국의 투자 비중 확대분은 브라질과 러시아의 비중 축소분을 넘어서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이외에도 폴란드, 남아공, 터키 등도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TICKs 4개국은 아시아(일본 제외)펀드에서도 평균 투자 비중이 58%에 달한다. TICKs 4개국의 투자 스토리가 좀 더 강력해지면 아시아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현 수준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은 중국의 부상으로 이머징펀드와 아시아펀드에서 투자 비중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2013~2014년에 한국은 인도와 대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외국인 매수에서 소외됐다. TICKs의 부상은 투자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면서 외국인 수급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