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경제사상 원류를 찾아서 ⑥ 콜베르의 국민 개세주의... 세금과 거위 깃털

기사입력 : 2017-09-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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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박사 경제사상의 원류를 찾아서 중상주의 콜베르 편.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프랑스 파리 시내에 ‘생 퇴스타슈’라는 성당이 있다.

그 성당 한구석에 장 바티스트 콜베르의 무덤이 있다.

그 묘비에는 “멋진 세금으로 프랑스를 부유하게 한 영웅, 여기 잠들다”라고 적혀 있다.

역사 이래로 세금을 다루는 공무원들은 인기가 없다. 인기는커녕 고혈을 짜는 흡혈귀 정도로 치부되었다. 성경에서도 세리를 가장 나쁜 직업의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콜베르는 그러나 세금을 걷으면서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죽어서도 나라를 구한 세금영웅으로 지금껏 칭송받고 있다.

콜베르가 살던 17세기 프랑스는 계속된 전쟁과 상류층의 사치로 나라 곳간이 텅텅 비었다.

국고가 거덜이 난 상태에서 재무장관으로 취임한 콜베르는 세제 개혁부터 치고 나갔다.

맨 먼저 취한 조치는 귀족들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당시 귀족들은 각종 이유를 달아 면세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콜베르는 이 면세혜택을 일거에 없애버렸던 것이다.

처음에는 귀족들의 반발이 빗발쳤으나 모든 국민이 조금씩이라도 분담하자는 십시일반의 호소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빠른 속도로 정착되어갔다.

실제로 콜베르는 어느 누구도 과세에 예외를 두지 않았다. 오늘날 현대국가의 가장 중요한 조세원칙의 하나인 국민 개세주의는 이때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베르는 세금을 부과하기에 앞서 납세 대상자의 경제력을 키우는 일에도 열성이었다.

국민의 삶을 먼저 살핀 다음 그 여력을 보아가며 세금을 걷었다.

국민은 자신의 생계부터 먼저 챙겨주는 콜베르의 조세정책에 환호를 보냈다.

정부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잘 생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환급을 해주었다.

콜베르는 또 후배들에게 거위털 뽑기라는 유명한 교훈을 남겼다. 조세제도를 만들거나 세금을 걷을 때에는 거위의 깃털을 뽑더라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증 없는 깃털 뽑기를 교묘하게 세금을 짜내는 세리의 기술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것은 엄청난 오해다. 여기서 콜베르의 무게중심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쪽에 맞추어져 있다.

세금을 내는 납세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했던 그의 숭고한 뜻은 지금도 세무공무원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전승되고 있다.

콜베르는 절대 권력을 휘두른 루이 14세에게도 입바른 소리를 곧잘 했다. 루이14세가 베르사유 궁전을 빨리 완공하라고 명령하자 국민 부담이 가중하다면서 버텼다.

궁전 건설비를 전용하여 배를 만들기도 했다. 해군력으로 외국 상품 관세포탈을 잡아내면 프랑스 국민의 부담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루이 14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나를 슬프게 하지 말라"는 경고성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콜베르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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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박사 경제사상 특강 중상주의 시대 콜베르와 국민 개세주의 그리고 거위 털.


콜베르는 그러나 자국 국민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 세금을 매겼다.

중상주의는 오로지 자기 나라만을 위한 것이었다. 콜베르 중상주의의 한계이다.

이러한 중상주의는 결국 국가 간의 무한대결올 낳게 된다.

이른바 제국주의의 충돌이다.

콜베르의 제국주의는 결과적으로 세계 대전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사람들은 콜베르가 국민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부를 증진시킨 공로만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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