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스포츠 24] 유럽 챔프전 진출 EPL 4개 팀 마블 ‘슈퍼 히어로’와 비교해 봤더니

기사입력 : 2019-05-2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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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2018-19시즌 프리미어 리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압도적이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2위와의 승점 차이는 단 1포인트. 최종 시즌까지 이어진 접전을 14연승으로 마무리한 멘탈을 포함한 저력은 놀라웠다. 단발의 우승보다 현격히 어려운 프리미어 연패. 페프 과르디올라 체제 3년째의 맨 시티는 2009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연패를 달성한 이후로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 시즌 프리미어에서 ‘최우수 팀’을 꼽으라면 위르겐 크롭 감독 취임 4년째에 당당히 맨 시티의 대항마로 ‘스텝 업’한 리버풀밖에 없다. 세계의 프리미어 리그 팬들이 스릴을 맛 본 것은 시즌전반기를 무패로 마치고 후반기도 단 1패만으로 싸우다 준우승을 거둔 이 팀 덕분이다.

30승 7무 1패로 승점은 맨 시티의 98포인트(32승 2무 4패)에 단 1점 모자라는 97포인트. 리그 2위의 89득점(1위는 맨 시티의 95득점), 실점은 리그 최소인 22 (맨 시티는 23실점). 예년같으면 타이틀을 차지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29년 만의 리그 우승에는 손이 닿지 않았지만 리버풀은 틀림없는 부활했다.

리그 보다 더 화끈했던 유럽타이틀 다툼

이번 시즌의 프리미어 리그는 어느 때보다 타이틀 싸움 이외의 레이스 열기가 부족했다. 잔류 싸움은 3월 말에 허더즈필드, 4월 초에 풀럼의 강등이 결정되고 남은 1팀도 카디프가 2부로 유턴하는 카운트다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챔피언스 리그(CL) 출전권을 건 ‘톱4’다툼은 2강 이외의 4팀이 마지막 각 5경기에서 총 3승 만을 거두는 허약한 피니시를 보였다. 그 움직임 속에서 3위로 부상한 첼시와 4위에 턱걸이 한 토트넘이 간신히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티켓을 따냈다.

이 싸움 이상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유럽전선에서의 프리미어 팀들의 활약이었다. 우선 지난 5일 열린 CL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이 연출한 기적이다. 바르셀로나 상대로 첫 경기(0-3)의 핸디캡을 리턴매치(4-0)에서 뒤집은 사상 드물게 보는 대역전극은 서포터의 영역을 넘어서서 보는 사람을 매료했다.

감동적인 리버풀의 CL 준결승의 대역전극

그 바르셀로나전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 로베르토 피르미누 두 사람이 빠진 상태였다. 올 시즌 합계 42골을 넣은 위협적인 팀의 주포들이 없는 가운데 후반에는 프리미어에서 11어시스트를 기록한 왼쪽 사이드 백 앤드류 로버트슨마저 그라운드에 서지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버트슨과 교체로 나온 조르지니오 바이날둠과 피르미누 대신 선발로 나선 디보크 오리기가 2골씩 넣었다. 그리고 살라 결장으로 차례가 온 셰르단 샤키리도 하나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불가능은 없다는 영감을 사람들에게 주는 결승 진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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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리버풀 못지않았던 토트넘의 대역전극

리버풀에 이어 CL 파이널리스트가 된 토트넘의 분투도 감동적이었다. 해리 케인의 부재 속 맞은 맨 시티와의 8강 2차전에서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극적인 4강행을 결정지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안 필드의 기적’ 24시간 후에 열린 아약스와의 준결승 2차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합계 3점이 뒤진 채 맞은 하프타임 때 “리버풀의 정신을 본받자!”며 팀을 격려했다고 한다.

그리고 후반 종료 직전 부상 해리 케인의 대타로 나온 루카스 모우라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교체 출전한 페르난도 요렌테의 슛이 시발이 됐다. 토트넘의 지휘관은 이틀 연속 기적을 적지에서 일으킨 선수들을 ‘슈퍼 히어로’라고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용기를 준 리버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국의 마블 히어로에 비유한다면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캡틴 프리미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은 국내 미디어에 말하면 ‘캡틴 잉글랜드’와 같은 상태가 될 것이다.

CL 결승행 리버풀은 ‘캡틴 아메리카’와 흡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확정된 다음 날 아스널과 첼시의 유럽리그(EL) 결승 진출도 확정됐다. 유럽 2대회 결승이 같은 리그 팀끼리 대결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영국 신문들은 이를 두고 ‘올 잉글리시 파이널’ ‘풀 잉글리쉬’란 표현으로 잉글랜드 팀 간의 정상대결 색깔을 강조했다.

두 대회 결승에 오른 4팀은 모두 외국인 감독들이 지휘하고 있다. 결승 진출을 이끈 준결승 2차전의 선발 멤버를 보면 총 44명 중 잉글랜드인은 8명뿐이다. 그래도 유럽 제패에 나서는 ‘슈퍼 히어로’의 용자를 목격한 사람들은 모국의 자존심에 휘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잉글랜드세의 선봉에 오른 게 리버풀이다. 성조기 무늬 대신 세인트조지기의 흰색과 빨강을 기조로 한 코스튬을 두른 캡틴 아메리카 같은 존재다. 바르셀로나 전에서의 퍼포먼스는 인간이 가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만화의 주인공처럼 한계 이상의 팀 능력을 발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변화무쌍한 전력 토트넘 마치 ‘헐크’를 보는 듯

토트넘은 ‘하얀 헐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초록색 몬스터로 변신하는 캐릭터처럼 토트넘은 CL에서 약세라고 평가될 때마다 이를 비웃듯 괴력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예를 들면 아약스와의 홈에서 치른 준결승 1차전(0-1), 이어 프리미어 리그 웨스트햄 전에서 연속 완봉 패를 당하자 미디어들은 ‘한심한 경기력’이라는 비난을 쏟아 부었다.

CL 8강전에서도 맨 시티가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되었고, 애초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바르셀로나, 인텔과 같은 조에 속하면서 어렵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두 팀을 상대로 연패를 하면서 조기 탈락이 분명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초록색 원정 복 차림으로 클럽 사상 첫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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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나약함 떨쳐낸 아스널은 ‘스파이더맨’이 적격

아스널은 EL첫 우승의 기회를 맞았다. CL에 비하면 강호와의 대전이 적고 신임 감독 우나이 에메리도 세비야 시대에 이 대회 3연패를 이끌면서 ‘EL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그런 이유인지 팀도 불안했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EL에서는 안정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아스널은 EL에서는 스파이더 센스가 작동하는 ‘스파이더 맨’처럼 맞붙어 왔다. 우승후보로 지목된 나폴리와의 준준결승에도 합계 3-0의 스코어로 무난히 승리를 거두고 이어진 발렌시아와의 준결승 2차전(4-2)에서는 의외로 뚝심의 강함도 보였다.

홈에서 선승(3-1) 하고 있었지만 위압감 있는 발렌시아의 본거지에서, 더욱이 에메리에게는 적대시를 받은 친정팀과의 경기. 그 상황에서 전반 초에 뒤지다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싸우는 투혼을 보여줬다.

전 체제에서 지적받아 온 정신적인 나약함은 없었으며 주포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해트트릭으로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비슷한 모습을 프리미어 리그 종반전에서도 보였다면 첼시가 아니라 아스널이 ‘톱4’ 복귀를 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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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강함과 약함 극단 오가는 모습 첼시는 ‘앤트맨’

국내에서 스파이더맨에 못뛰어 버린 첼시는 앤트먼이라고나 할까. 1cm정도의 개미 사이즈 신장 30m의 거인까지. 자유롭게 사이즈를 바꿀 슈퍼 히어로가 앤트맨이지만 마우리치오 사리 체제 1년째 팀은 에이스 에덴 아자르의 성적으로 강함이 극단으로 바뀌는 시즌이었다.

‘사리 볼’로 불렸던 새 감독이 신조로 삼는 스타일(포지션을 기반으로 하는 공격적 축구)이 초반전에서는 감탄을 받았으나 막판 경기에서는 한계라는 말까지 들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16득점 15어시스트를 기록한 아자르가 없었다면 CL 출전권 획득도 어려웠을 것이다. EL 우승으로 출전권을 획득했더라면 그 압박감에 눌렸을 수도 있다. 결승진출을 두고 프랑크푸르트와 2차전(1-1)에서도 승부를 가른 것은 아자르의 선제 골과 어시스트로 연장전을 거친 PK 전에서의 슈팅이었다.

EL 결승 첼시-아스널 전은 누가봐도 ‘백중지세’

5월29일에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열리는 EL 결승은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의 대결이다. 리그에서도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줘도 이상하지 않다.

EL 스페셜리스트가 아메리 감독이 지휘하는 아스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있는 첼시. 두 팀 모두 모티베이션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한 첼시에도 6년 전 우승경험이 있다. 주요 타이틀이 없는 배고픈 새 감독에게 뒤통수를 맞은 팀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합의됐다는 작은 거인 아자르의 유럽타이틀 획득하려는 욕망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CL 결승 리버풀 우위 전망 속 토트넘 역습 주목

그리고 6월1일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CL 결승은 ‘캡틴 아메리카’과 ‘헐크’의 일대일 대결이 된다. 세평으로는 국내 순위에서 승점 26포인트 차, 2전2승의 리그전 맞대결 결과에서 리버풀이 유리해 보인다고 하지만 해리 케인이 복귀하면서 손흥민, 델레 알리와 삼각편대 완전체를 이룬 토트넘의 순간적인 역습을 무시할 수 없다.

만화의 세계에서도 그러하듯이 승패가 예상하기 어려운 ‘슈퍼 히어로’들의 대결.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최종적으로 시즌 유럽 챔피언에 등극하는 영예를 맛볼 수 있는 것은 프리미어, 아니 잉글랜드의 2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김경수 편집위원(데스크)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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