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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한전·한수원·LH 등 공기업, 실적 반토막에도 연봉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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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한전·한수원·LH 등 공기업, 실적 반토막에도 연봉은 올랐다

최근 5년 새 당기순이익 절반 감소 불구 임직원 연봉 9% 증가
수익성지표 2016년 정점 이후 하락 "공기업 생산성 강화 필요"

지난해 한국전력 등 국내 36개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이 5년 전보다 반토막 났음에도 공기업 임직원의 연봉은 되레 5년 전보다 연평균 9%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자유한국당 심재철·박명재·추경호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36개 공기업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2014년 4조 30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원으로 급감했다.
대형 공기업인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실적변동 영향이 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한전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2조 8000억 원, 2015년 13조 4000억 원, 2016년 7조 1000억 원에 이어 2017년 1조 4000억 원으로 급락했고, 급기야 지난해 '1조 2000억 원 적자 신세'로 떨어졌다.

한수원도 매한가지다. 당기순이익이 2014년 1조 4000억 원, 2015년 2조 5000억 원, 2016년 2조 5000억 원을 보이다 2017년 8600억 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1000억 원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다른 공기업들 실적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증가(전년대비 기준) 늘어난 공기업은 36개 가운데 한국가스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수자원공사 등 8개에 불과하다.

반대로 전년대비 당기순이익 감소 공기업은 ▲한전 -2조 6200억 원 ▲한수원 -9600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7100억 원 ▲한국지역난방공사 -3000억 원 ▲한국광물자원공사 -28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공기업의 당기순이익 총액을 전체 공기업 직원 수로 나눈 '공기업 직원 1인당 평균 당기순이익'도 2016년 1억 1400만원에서 2017년 4800만원, 지난해 2000만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당기순이익이 직원 1인당 연봉에도 못 미치는 공기업도 전체의 78%에 해당하는 28개에 이른다.

28개 가운데 광물자원공사가 직원 1인당 평균 당기순이익 -13억 170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한국석유공사 -8억 3600만 원 ▲지역난방공사 -1억 2500만 원 ▲대한석탄공사 -8000만 원 ▲한전 -5300만 원 순으로 따랐다.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2014년 7.9%→ 2015년 11.0%→ 2016년 13.9% 꾸준히 오르다가 2017년 9.1%, 지난해 5.7%로 하향세로 돌아섰다.

2014~2019년 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 자료=심재철 의원실
2014~2019년 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 자료=심재철 의원실


최근 5년 사이 영업실적이 이렇게 나빠졌는데도 36개 공기업의 임직원 연봉은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36개 공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7840만 원으로 2014년 7210만 원보다 630만 원(8.6%) 가량 올랐다. 5년에 걸쳐 해마다 120만원씩 연봉이 오른 셈이다.

심재철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아직 성과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수준으로 지급된다면 올해 공기업 평균 직원보수는 8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공기업은 한국마사회로 9209만 원이었고, ▲인천국제공항공사 9048만 원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9011만 원 ▲한국동서발전 8996만 원 ▲한국가스공사 8960만 원 ▲한수원 8906만 원 ▲한국조폐공사 8265만 원 ▲한국도로공사 8102만 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7672만 원 ▲수자원공사 7600만 원 ▲한국공항공사 7386만 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6995만 원 순이었다.

이밖에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당기순이익이 적자였던 공기업으로는 광물자원공사가 지난해 직원 1인당 연봉이 7236만 원인 것을 비롯해 ▲석유공사 8538만 원 ▲지역난방공사 7674만 원 ▲대한석탄공사 6287만 원 ▲한전 8256만원 등이었다.

공기업 기관장 평균연봉도 5년 전인 2014년 1억 66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9400만 원으로 올랐다.

이사 평균 연봉은 2014년 1억 28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 5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특히, 2017년에 비해 지난해에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가스공사, 코레일, 수자원공사 등 8곳 뿐이지만 2017년에 비해 지난해 직원 연봉이 오른 곳은 23곳이나 됐다.

2017년에 비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한전, 한수원, LH, 지역난방공사, 석유공사, 석탄공사 등은 2017년에 비해 지난해 직원 연봉이 올랐다.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공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일자리 제공, 사회적 책임 등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공기업도 글로벌시대에 맞춰 민간기업과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성만 지나치게 강조해 부실화되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도 "2013년 말부터 추진된 '공공기관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수익성·생산성 지표가 개선됐다가 현 정부 들어 모든 지표가 정상화 이전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한 뒤 "공기업 부채를 줄이고 보수 체계를 바꾸는 등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