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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해군, 원자력 잠수함 확보추진...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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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해군, 원자력 잠수함 확보추진...후보는

프랑스 바라쿠다급 유력

북한이 신포급(고래급) 잠수함 건조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원자력 잠수함 카드를 꺼내들었다.
프랑스 바라쿠다급 핵추진잠수함 1번함 쉬프랑함 진수식.사진=프랑스엘리제궁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바라쿠다급 핵추진잠수함 1번함 쉬프랑함 진수식.사진=프랑스엘리제궁


북한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동해상으로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하자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우리군은 참여정부 당시 '362사업'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이 비밀리에 추진됐으나 언론 보도로 외부에 노출되면서 추진 1년 만에 사업이 중단했는데 이번에는 공론의 장으로 끌어낸 것이다. 수중배수량 5300t인 바라쿠다급 핵잠수함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고 아직 추진체가 결정되지 않은 3000t급 장보고-Ⅲ Batch-Ⅲ 잠수함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개발해야 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군은 10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해군력 강화를 위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임시조직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장기 관점에서 해군 자체 TF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는 국가정책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향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와의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장이 아니라 장기 관점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승섭 한국 해군참모총장은 이 자리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수중작전이 가능한 만큼 북한의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격멸하는 데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억제전력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도 이날 해군본부 국정감사 질의자료를 통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한국 해군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현재 운용중인 디젤 잠수함보다 작전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고 한반도에서 운용하기에 가장 유용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협정상 제한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이날 북한의 SLBM 도발에 대비한 원자력 잠수함 자체 개발과 함께 프랑스의 배수량 5300t급 '바라쿠다'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해군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프랑스는 지난 7월 12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바라쿠다급 원자력 추진 공격 잠수함 1번 함 ‘쉬프랑(Suffren)’을 진수했다. 쉬프랑함은 총 90억 유로를 투입하는 ‘바라쿠다 사업’에 따라 건조하는 잠수함 6척 중 첫 번째 잠수함이다. 쉬프랑함은 배수량 5300t, 수중 속도 25노트, 수상속도 14노트, 수중작전 기간(주·부식 공급 기준) 70일, 기존 핵 엔진보다 약 40% 이상의 추진력을 갖는 K-15 핵 엔진, 7년보다 3년 연장된 10년의 핵연료 재충전과 정기유지· 보수(Overhual) 주기 등으로 '수중작전 완전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핵추진체계는 기존 수압추진이 아닌, 펌프제트식 추진으로 개선해 루비스급 핵잠수함보다 정숙도가 약 10배로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무장은 533㎜ 중어뢰 8발, 기뢰 10발, 사거리 1000km의 재래식 순항 탄도미사일 20발 등이며 신형 핵탄두 탄도미사일도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함전, 대잠전, 지상 공격, 정보수집, 위기관리, 특수작전 등을 병행할 수 있다. 특수작전 임무를 위해 12명의 특수요원이 탑승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안보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가 해군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한반도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유용성과 건조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유사시 대북 기습타격과 북한의 잠수함 활동 억제를 위해 효과적으로 적의 미사일을 발사 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젤잠수함에 비해 원자력 잠수함의 장점은 많다. 소형 원자로를 탑재하는 원자력잠수함은 수중에서 시속 25노트(시속 46km)이상의 빠른 속도로 항해한다. 적에게 발각되더라도 고속으로 벗어날 수 있다. 핵연로로 움직이는 만큼 수중에서 무한으로 작전할 수 있지만 식품보급 등의 이유로 3~6개월간 작전할 수 있다.

우리군이 운용하는 214급 잠수함은 디젤엔진과 연료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중 작전 기간이 최장 2주에 그친다. 수중 속도도 시속 20노트(시속 37km)다. 그나마 짧은 시간만 이 속도를 낼 수 있을 뿐이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하루 2번 이상 수면위로 부상해 스노클링을 해야 한다. 이 때가 적의 기습을 받기 쉬운 취약한 때이다.

SLBM을 탑재하고 동해로 나오는 북한 잠수함을 동해에서 장기간 매복해 있다가 무력화시키는 데 원자력잠수함이 최적이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려면 넘어야할 산이 있다. 먼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농축도 20~90%의 우라늄을 사용하는데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은 20%까지 농축이 가능하지만 군사적 이용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국내 건조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그다음 해외 직도입 혹은 국내 건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군안팎에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국내건조가 추진된다면 아직 추진체가 결정되지 않은 3000t급 장보고-Ⅲ Batch-Ⅲ 잠수함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개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