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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베네치아, 80% 이상 침수… 산마르코대성당 회복 불능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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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베네치아, 80% 이상 침수… 산마르코대성당 회복 불능 손상

베네치아 시장 “베네치아가 수해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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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12일(현지시간) 53년래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산마르코 광장이 바닷물에 잠겨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아이를 업고 물을 헤치며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수상 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전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현지시간) 기준으로 최대 187cm까지 상승했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베네치아에서 일반적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지만 조수가 급상승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했다.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베네치아가 자랑하는 인류 문화유산도 수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유럽의 응접실'이라고 극찬한 산마르코 광장이 1m 이상 물에 잠겼고, 9세기에 세워진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삼켜버렸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1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라고 한다. 이 가운데 네 차례는 최근 20년 사이에 집중됐다.

산마르코대성당은 마르코(마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유명한 곳으로 868년 처음 건축됐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1063년 재건축됐다.

특히 값어치를 따지기 어려운 성당 내부의 중세 모자이크와 타일은 물론 성 마르코 유해가 안치된 지하실도 침수돼 문화재 관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베네치아의 프란체스코 모랄리아 주교는 과거에 이 정도의 재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산마르코대성당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조수에 의한 극심한 피해 상황을 언급하며 "베네치아가 (수해에) 무릎을 꿇었다"고 썼다. 그는 이번 사태가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州)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도 "과장이 아니다.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다.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우리는 '종말론적인' 완전한 파괴에 직면했다"라고 전했다.

브루냐로 시장은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년 조수 상승으로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막고자 1984년 설계된 '모세 프로젝트'의 완공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세 프로젝트는 베네치아를 조수로부터 보호하는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으로, 우여곡절 끝에 2003년 첫 삽을 떴으나 자금난과 부패 스캔들 등으로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