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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몰려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낮은 세금·지리적 이점”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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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몰려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낮은 세금·지리적 이점” 한국은?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허브 국가' 자리잡아
업체 다수 모이면서 자연스레 인재 풀 형성
"세제 혜택, 제도 지원 등 국내 유인책 필요"

국내외 제약사들이 아일랜드에 몰려들고 있다. 유럽 시장과 가까워 이 지역에서 최대의 제약바이오 허브 국가로 손꼽힌다. 사진=픽사베이
국내외 제약사들이 아일랜드에 몰려들고 있다. 유럽 시장과 가까워 이 지역에서 최대의 제약바이오 허브 국가로 손꼽힌다. 사진=픽사베이
국내외 제약사들이 아일랜드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이나 공장 건설 등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와 비슷한 혜택이나 제도를 신설해 국내로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금이 아일랜드로 모이고 있는데 이는 아일랜드가 자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12.5%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법인세가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지식재사권(IP) 조세특례제도인 지식개발박스(KDB)를 도입해 특정 IP 자산에서 파생된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50%추가로 감면해준다. 즉 법인세 실효세율을 6.25%까지 낮출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연구·개발에 대해 25% 세금 공제를 해주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 다투어 투자하는 추세다.

또한 아일랜드는 유럽 시장과 가까워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허브로 손꼽힌다. 아일랜드 총 수출의 60%를 의약품이 차지하며 이 분야에서만 2만5000명의 직접 고용이 발생했다. 품질관리와 제품개발 등의 전문가 풀이 형성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같이 제약산업 진출이 용이한 아일랜드에 적극적인 투자를 나선 기업으로는 일라이 릴리가 있다. 최근 일라이 릴리는 아일랜드 리머릭 제조시설에 추가 5억 달러(약 6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릴리가 최근 2년간 아일랜드에 투자한 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월에는 원료의약품(API)과 단일클론항체 생산 확대를 위해 4억4600만 달러(약 575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는 아일랜드 제조시설에 12억6000만 달러(약 1조6259억원)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제조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애비브는 5890만 달러(약 760억원)를 투입해 제조시설 확장 후 신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아일랜드에는 길리어드를 비롯해 글로벌 의약품 매출 상위 20개 기업 중 19개의 기업이 모여있으며 85개 이상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일랜드에 투자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팜테코가 유일하게 진출했다. SK팜테코는 아일랜드 의약품 위탁생산(CMO) 제조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6월 3500만 달러(약 45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바이오협회는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와 추가 세액공제, 지리적 이점으로 글로벌 제약사 투자를 유치했고 강력한 인재풀과 글로벌 네트워크, 모범적 의약품 규정준수로 확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세제 혜택을 통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거나 국내 기업의 해외 유출을 미리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육성 의지를 천명한 만큼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나 지원 제도 등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기업들을 국내로 붙잡아야 자국 기술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의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특히 글로벌 제약사를 국내에 유치할 경우 글로벌 허브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