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임신 중지약 '미프진' 도입 앞둬…'안전망' 확보가 관건

글로벌이코노믹

임신 중지약 '미프진' 도입 앞둬…'안전망' 확보가 관건

정부, 전문과목보다 진료 역량 중심 처방 기준 검토…응급의료 연계체계 마련 방침
산부인과 진료현장, 자궁외임신 감별·응급처치 능력 강조…의원급 의료기관 여건 고려해야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 도입을 추진하면서 처방 의사의 자격과 응급 대응체계 마련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 주제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했음. 사진=ChatGPT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 도입을 추진하면서 처방 의사의 자격과 응급 대응체계 마련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 주제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했음. 사진=ChatGPT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 도입을 추진하면서 처방 의사의 자격과 안전관리 기준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약물 복용 후 발생할 수 있는 출혈과 불완전 유산에 대비해 진단 역량과 응급의료 연계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7년 1분기 미프지미소 도입을 목표로 품목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사용하는 임신중지 의약품이다. 지난달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는 위해성관리계획 보완자료를 이번 달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와 협의해 안전한 사용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처방 의사의 전문과목보다 실제 진료 역량을 고려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지난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전문과목으로 규정하기보다 처방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를 중심으로 기준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처방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거나, 응급의료를 연계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처방할 수 있게 안내를 하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프지미소 처방 전에는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란이 자궁 밖에 착상하는 것으로, 미프지미소를 사용할 경우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또 약물 복용 후 과다출혈이나 불완전 유산이 발생하면 추가적인 의료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프지미소의 성분인 미페프리스톤 처방자에게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또 필요한 치료를 직접 하거나 다른 의료진이 제공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해야 하며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의사 외 의료인도 처방할 수 있으나 처방 권한은 주마다 다르다.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을 앞두고 산부인과 진료 현장에서는 처방 의사의 경험과 응급 대응 능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과 유산 관련 진료를 담당하고 있어 자궁외임신 감별과 고위험 환자 선별에 필요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별도의 인증이나 등록 절차가 추가되면 의료기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약물 복용 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추가 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며, 특히 야간이나 휴일에는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거나 환자를 이송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송동화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직선제) 공보이사는 "자궁외임신을 감별하고 고위험군을 걸러내는 과정은 단기 교육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산부인과 전문의만의 고유 역량"이라며 "처방 자격은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로 하고 불필요한 별도 인증이나 추가 등록 절차로 현장에 또 다른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방을 내리는 의사라면 응급 상황 발생 시 원내에서 즉각 소파술이나 지혈 같은 외과적 처치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직접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진료시간 외 응급 상황은 국가와 지자체의 공공 이송 및 응급의료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시설과 환자 관찰 방식에도 현장 여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초음파 장비와 응급처치 설비는 필수로 마련해야 하나, 회복실이 부족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장시간 원내 대기를 일률적으로 요구하면 처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공보이사는 "환자의 원내 대기 시간이나 귀가 여부는 담당 의사가 임상 상태를 보고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허가 이후 의료계와 협의해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자 안전과 진료 여건을 고려해 처방자의 진단 능력과 응급 대응 역량, 의료기관의 시설 및 관찰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 해나갈지가 향후 과제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